대형 할인점, 점포경쟁 불꽃…이마트 기반 확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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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국내 대형 할인점 업계는 1993년 이마트가 처음 등장한 이래 초고속 성장을 계속해 왔다 2003년 현재 할인점 시장의 규모는 20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점포수는 2백80여개에 달한다. 할인점은 규모 면에서도 백화점을 추월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3년 상반기 할인점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증가한 9조9백3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백화점은 1.3% 줄어든 8조6천6백67억원에 그쳐 할인점에 4천2백67억원 뒤졌다.

◆치열한 출점 경쟁=최근 들어 업체 간 출점 경쟁이 뜨겁다. 선발업체는 물론 후발업체들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마트가 공격적인 경영을 선언했으며, 까르푸도 향후 4년간 한국 시장에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8월 말 현재 56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는 올 연말까지 8개 매장을 추가로 개장할 예정이며, 내년 중에 15개 매장이 더 문을 연다. 롯데마트.까르푸.홈플러스 등도 매년 10개 내외의 추가 점포 개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1,2년 내 할인점 수는 4백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처럼 업체 간 출점 경쟁이 격화하면서 각 매장의 매출 효율성은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구 15만명당 1개의 할인점이 적정하다는 할인점 업계의 일반론도 무너지고 있다. 이마트 등 일부 업체는 동일 상권 내 2개 점포를 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각 업체는 조금이라도 좋은 위치에 점포 부지를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4,5년 안에 업체 간 인수.합병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일부 경쟁력이 떨어진 점포의 경우 매장을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점포 규모도 대형화하고 있다. 할인점뿐 아니라 스포츠 센터 및 대형 쇼핑몰 등 복합 쇼핑몰로 변화하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할인점 시장이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로 들어선 것으로 분석하며 각 업체들이 이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 이마트=할인점 부문에서는 이마트가 가장 높은 브랜드 경쟁력(65)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뒤로 홈플러스(59).롯데마트(56).까르푸(49)의 순이었다.

이마트의 경우 이 할인점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이용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평가 차이가 가장 적었다. 롯데마트는 이용 경험의 유무에 따라 인지도 차이가 가장 컸다. 롯데마트는 점포를 확대하고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을 높일 필요성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까르푸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의 인지도를 보였다.

한편 이용자들로부터 가장 높은 선호를 받고 있는 할인점은 홈플러스였다. 이용 고객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가장 적극적인 이용자 대상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각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이마트는 국내 시장에 맞는 시스템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여온 것으로 분석됐다. '소매 과학'을 표방하며 국내 할인점 사업을 미래산업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저가격보상제도 실시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여온 이마트는 할인점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높이는 역할도 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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