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붙이 던지고 CCTV 가리고···결국 피 터진 민노총 군산집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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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전북 군산의 한 건설 현장에서 부당노동 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전국 플랜트 건설노조 전북지부 조합원들의 집회에 경찰이 투입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전북 군산의 한 건설 현장에서 부당노동 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전국 플랜트 건설노조 전북지부 조합원들의 집회에 경찰이 투입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군산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10일 양대 노총 조합원들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군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비응도동 발전소 현장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 노동자 3명이 하늘에서 날아든 볼트와 너트에 맞았다. 위에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3명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상처를 입은 노동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이 노동자들은 전날 무너진 안전시설을 보수하는 작업을 하다가 고공 농성장 주변에서 날아든 건설 자재에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다친 조합원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면서 "목격자 등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조합원 3명은 지난달 18일부터 "노조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군산 발전소 건설 현장의 20m 높이 구조물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건설사 측이 한국노총 조합원에게만 일감을 주고 용역을 고용해 현장 출입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건설자재를 던진 것을 인정하면서도 "용역들이 아침부터 농성장에 쇠파이프를 들고 무단 침입해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자재를 던진 것"이라며 "높은 곳에서 끝까지 밀려나다 보니 '더 다가오지 말라'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의 본질은 건설사 측의 노조 탄압"이라며 "민주노총을 탄압하는 사용자 측을 규탄하기 위해 고공농성에 나선 노동자의 심정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지난 8일 전북 군산의 한 건설 현장에서 부당노동 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전북지부 조합원들의 집회에 경찰이 투입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전북 군산의 한 건설 현장에서 부당노동 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전북지부 조합원들의 집회에 경찰이 투입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앞서 지난 8일에도 민노총의 과격시위가 논란이 됐다. 이날 군산의 한 건설현장에선 시위를 벌이던 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과 충돌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들은 당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들은 경찰 폭행은 부인하고 있다.

경찰이 증거로 삼으려던 건설현장의 폐쇄회로(CC)TV는 비닐봉지 등으로 가려졌다. 경찰은 민노총 측에서 고의로 CCTV를 가린 것으로 보고 있다. 군산경찰서는 9일 민노총 소속 전국건설플랜트노조 조합원 2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돌려보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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