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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술주 폭락에…韓 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줄줄이 하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나스닥 쇼크'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세인 가운데 우리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6.10포인트(1.09%) 내린 2375.81로 마감했다. 29.38포인트(1.22%) 내린 2372.53으로 출발했던 것보다는 지수가 약간 올라왔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그나마 낙폭을 줄일 수 있었던 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 덕이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288억원과 118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개인이 홀로 513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장 마감 후 증시 브리프를 통해 "기술주 고평가 우려 속 해외증시가 급락하고, 백신 개발 지연 소식 등으로 아시아 증시와 통화가치가 전반적으로 약세인 가운데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세를 보이며 3일 만에 코스피가 하락했다"고 했다.

8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4.11%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각각 2.78%, 2.25% 하락했다.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크게 빠졌다. 테슬라는 상장 이래 가장 큰 폭(21.06%)으로 추락했고, 애플(-6.7%)·마이크로소프트(-5.4%)·아마존(-4.4%)·페이스북(-4.1%)·알파벳(-3.7%)도 많이 내렸다. S&P500 종목 중에선 IT·에너지 쪽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국내서도 그동안 주도주 역할 했던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네이버(-2.09%)·삼성바이오로직스(-1.94%)·LG화학(-1.41%)·셀트리온(-6.13%)·카카오(-1.54%)·삼성SDI(-1.38%)·엔씨소프트(-2.74%) 모두 하락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종목은 네이버(967억원)다. LG화학(898억원)·카카오(239억원)·삼성SDI(175억원)·엔씨소프트(121억원)에서도 외국인 순매도가 많았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8.82포인트(1%) 떨어진 869.47에 장을 마쳤다. IT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353억원과 1014억원어치를 팔았고, 개인이 1580억원어치를 샀다.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2.7원 내린(환율은 오름) 달러당 118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승민·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기술주의 하락은 포트폴리오 재편의 결과물"이라고 봤다. 지난 몇 달간은 경기가 부진하고 금리가 낮다 보니 ‘성장주+경기방어주’ 결합이 유리했는데, 최근에는 백신 출시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성장주+경기민감주’로 구성을 바꿔보려는 움직임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기술주에 쏠린 과도한 관심이 빠져나오게 됐단 것이다. 두 연구원은 "그래도 성장주라는 핵심조건은 놓기 어려워 기술주 선호는 여전히 유지되겠지만, 지나치게 기술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라면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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