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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보던 의사국시 첫날 6명 응시…이 와중에 커닝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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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11시 20분쯤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앞. 응시생 한 명이 마스크를 쓴 채 사복 차림의 국시원 관계자 7명에 에워싸이다시피 한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국시원 측은 "의대협(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 국시 거부와 취재진을 의식한 응시생들이 신분을 가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의사 국시가 시작되기 30분 전인 낮 12시까지 도착한 응시생은 6명에 불과했다.

8일 오전 11시 25분 서울 광진구 국시원 앞. 의사 실기시험 응시자와 국시원 관계자들이 함께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 편광현 기자

8일 오전 11시 25분 서울 광진구 국시원 앞. 의사 실기시험 응시자와 국시원 관계자들이 함께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 편광현 기자

하루 108명 응시하던 곳에 6명뿐

의사 국시는 이날부터 11월 20일까지 진행된다. 의대생들의 시험 거부 사태로 일주일 연기된 일정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의사국가실기시험의 응시 접수자는 응시대상 3172명 중 446명으로 14% 수준에 그쳤다. 국시원 관계자는 "43일간 446명이 오니 하루 평균 10명 남짓한 인원이 응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하루 최대 108명이 3개 센터에 나눠서 실기 시험을 진행했다"면서 "올해는 1개 센터만 시험장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사 국시 거부사태에도 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국시 추가 접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현재 의대생들이 국가시험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다"며 "대한의사협회(의협)나 전공의 단체는 의대생들이 스스로 '학업에 복귀하고 시험을 치르겠다'고 입장을 바꾸게 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국시원, '선발대' 논란에 "문제없어"

이 같은 상황에서 청와대에는 지난 7일 "그동안 의사 국시에서 있었던 부정행위를 조사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8일 오후 2시 기준 3만5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작성자는 "사실 선발대, 즉 시험을 먼저 보고 시험 문제를 복기하여 일종의 커닝의 역할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폭로가 있었다"며 "국가고시가 커닝에 의해 진행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적었다.

8일 낮 12시 국시원. 응시자 동선인 엘리베이터 앞이 커튼으로 가려져 있다. 편광현 기자

8일 낮 12시 국시원. 응시자 동선인 엘리베이터 앞이 커튼으로 가려져 있다. 편광현 기자

국시원은 이에 대해 "선발대 논란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국시원 관계자는 "초반·중반·후반부에 시험을 본 응시자들 간 성적과 합격률 편차가 거의 없다"며 "국시가 처음 도입된 2009년부터 5년간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별로도 추첨제 혹은 제비뽑기로 시험 일정을 나눠 응시하는 것으로 안다"며 "또한 응시자는 총 12개 문항을 풀게 되는데 우리가 가진 100여개 항목 중 매일 무작위로 정해진다"고 해명했다. 의사 실기시험은 진료상황을 재연하는 진료 문항 6개와 의료기기를 다루는 수기 문항 6개로 이뤄져 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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