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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로나로 지역축제 97% 취소됐는데…예산은 91% 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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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으로 썰렁한 지역 해수욕장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중앙포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썰렁한 지역 해수욕장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중앙포토

코로나19 여파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 지원을 받는 전국 지역 축제의 97.4%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는데, 배정된 예산의 91.1%를 문체부가 지자체에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현진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도 지자체 지역축제 개최 현황(8월 31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1월 20일~9월 말 예정된 지역 축제는 총 630건이었다. 하지만 연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최근 재확산되면서 실제 개최가 완료된 축제는 15건뿐이었다. 올해 보령머드 축제, 봉화은어 축제, 괴산고추 축제 등이 열렸는데, 규모가 줄어든 비대면 축제로 치러졌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축제는 대구국제호러페스티벌 한 개 뿐인데, 이마저도 소극장에서 30인 이내만 참석하는 형태로 전환됐다.

하지만 문체부가 올 초 배정한 축제 지원 예산은 46억 2920만원 중 42억 1920만원(91.1%)이 이미 집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61개 중 3개 개최)에선 배정 예산 8억2160만원을 모두 썼고, 전남(86개 중 1개 개최)도 예산(4억9520만원)을 모두 썼다. 경남(3억8640만원), 대구(2억7760만원) 등도 교부된 예산을 전부 집행했다. 통상 지자체는 지역 예산을 투입하는 것과 별도로 문체부 예산도 따로 지원받아 축제를 치른다. 다만 제주는 문체부의 예산이 아닌 지역에 조성된 제주기금으로 지역 행사를 치른다.

배현진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 뉴시스

배현진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 뉴시스

이에 대해 문체부는 배 의원실 측에 “우수한 지역축제를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문체부에선 축제 지원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축제가 취소된 경우에도 배정된 예산은 축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운영, 축제 홍보 등의 사업에 집행될 수 있도록 안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현진 의원은 “코로나19로 각종 지역 축제나 행사가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는데, 문체부는 ‘주머니 털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셈”이라며 “문체부는 현재까지 교부된 지역축제 예산의 정확한 집행 내역을 파악해 국회에 보고하고,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축제 운영 계획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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