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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98조원 적자 쌓였는데…정부 “7월은 흑자” 자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코앞이지만, 재정은 사상 최악의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선 세 차례 추경과 함께 지출은 늘었는데 세금이 걷히지 않으면서 수입은 급감했기 때문이다. 빚을 내서 재원을 마련할 4차 추경 탓에 국가 채무는 당초 예측보다 더 불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한 시민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하는 모습. 뉴스1

지난달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한 시민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하는 모습. 뉴스1

 8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 9월호’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재정 총수입은 280조4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조5000억원 줄었다.

 정부 수입에선 세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1~7월 국세 수입은 16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조8000억원 감소했다. 정부가 당초 목표했던 세수에 대한 진도율도 60.3%로 지난해 같은 기간(64.2%)보다 약 4%포인트 낮은 수치다.

 기재부는 올해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지원으로 납기가 미뤄졌고, 지난해 하반기 근로장려금 신청분이 지급된 점을 고려해 실제 누계 세수는 감소분은 11조원일 것이라고 밝혔다.

4차 추경 앞둔 재정은‘적자’.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4차 추경 앞둔 재정은‘적자’.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씀씀이는 커졌다. 올 7월까지 정부는 356조원을 썼다. 전년 동기 대비 37조8000억원 더 지출한 셈이다. 수입이 줄었는데 지출이 늘어나니 적자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75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기금 등 사회 보장성 기금의 수지를 빼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황을 볼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98조1000억원이다. 정부는 3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재정 적자가 111조5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4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국가채무 비율 변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4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국가채무 비율 변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나랏빚 전망은 잿빛이다. 7월 말을 기준으로 중앙정부 채무는 781조원에 이른다. 3차 추경까지 반영한 국가채무는 839조4000억원으로 불어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43.5%를 찍는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예고한 4차 추경이 7조원대 규모의 빚으로 편성된다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3.9%로 오를 전망이다.

 악화하는 나라 곳간 사정에도 정부는 “총수입이 총지출보다 크게 증가하며 재정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부가가치세 납부 효과가 있었던 지난 7월 수지만 놓고 본 이야기다. 7월 관리재정수지는 12조4000억원 흑자였다. 기재부는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는 예년 추세대로 진행 중이며 연말까지 3차 추경을 기준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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