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여야정 대화 시작하자…개천절 집회는 응징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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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둘째)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같은 당 김종민 최고위원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년 원내대표, 이 대표, 김진표 의원.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둘째)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같은 당 김종민 최고위원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년 원내대표, 이 대표, 김진표 의원.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사실상 중단된 여·야·정 정례 대화를 시작하자. 여야의 비슷한 정책을 이번 회기 안에 공동입법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 #“고통 더 큰 국민 먼저 도와드리자” #여야 비슷한 정책 공동입법도 제안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대표는 “전례 없는 국난에도 정치가 변하지 않는다면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코로나 위기 극복과 대한민국 지향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합의를 이루자”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전문병원 확충, 벤처기업 지원, 여성 안전 등 4·15 총선 공통공약과 경제민주화 실현, 청년의 정치참여 확대,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여야의 공통되는 정강정책을 공동입법 대상으로 꼽았다.

지난달 29일 대표로 선출된 뒤 그가 임한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이었다.

이 대표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 ‘우분투(ubuntu)’를 수차례 반복했다. “우리는 ‘우분투’ 정신으로 K방역을 성취했다. ‘우분투’의 마음으로 전쟁과 가난을 딛고 일어섰다”고 했다. 그러곤 ‘우분투’ 정신이 결여된 한국 정치 얘기를 꺼냈다.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고 우리 정치는 믿고 있는가.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국민과 여야에 함께 이익되는 윈-윈-윈의 정치를 시작하자”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상대를 골탕먹이는 일이 정치인 것처럼 비치곤 했다”며 “정치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경쟁도 정치싸움을 넘어 정책 경쟁과 협치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 국난 극복’을 대표적인 화두로 삼고 있는 이 대표는 광화문 집회에 대해 특히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방역을 조롱하고 거부하는 세력이 있다. 광복절에 이어 개천절에도 비슷한 집회를 열려는 세력이 있다”며 “법에 따라 응징하고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도 당부했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으나 고통은 평등하지 않다. 고통을 더 크게 겪으시는 국민을 먼저 도와드려야 한다. 그것이 연대고 공정을 실현하는 것이다. 힘겨운 국민들이 추석 이전부터 지원을 받으실 수 있어야 한다”면서다.

성평등을 언급하면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관련 사안을 고려해 “저희 당 소속 공직자의 잘못에 대해 피해자와 국민께 거듭 사과드린다”며 “그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내부 감찰과 성인지 교육을 강화하겠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조속히 보강하겠다”고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문제엔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내가 찬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키지 않는다면 의회민주주의의 자기부정이 된다”며 “법에 따라 설치되고 가동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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