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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량 통행 막은 ‘평창 송정교 의인’ 6명…‘평화도시 평창시민상’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송정교로 진입하는 차량을 막는 박광진(58)씨 모습. 중앙포토

지난 3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송정교로 진입하는 차량을 막는 박광진(58)씨 모습. 중앙포토

지난 3일 강원 평창군에서 붕괴 직전의 다리에 들어선 차량을 급히 돌려보내 인명피해를 막은 ‘송정교 의인’ 박광진(58)씨 등 주민 6명이 ‘평화도시 평창 시민상’을 받았다.

평창군, CCTV 등 확인 통해 송정교 의인 확인

 평창군은 7일 오전 11시 진부면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위험해진 진부면 송정교(길이 150mㆍ폭 8m)에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등 선제 대응으로 인명피해 막은 주민 6명에게 ‘평화도시 평창 시민상’을 줬다. 평창군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지난 3일 평창군 진부면에는 225㎜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강물이 급격하게 불어나 하진부리 시가지와 송정리를 연결하는 송정교가 유실됐다.

 평창군은 송정교 유실 직후 주변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고 신속하게 차량 통제를 한 박씨 등 주민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날 상을 받은 박씨는 지난 3일 오전 교량의 이상 징후를 처음 발견하고 곧바로 마을 이장에게 연락을 했다. 이어 박씨는 오전 7시28분쯤 다리 건너편에서 승용차가 진입하자 황급히 뛰쳐나갔다. 손사래 치듯 손을 좌우로 흔들고, 차량을 향해 뒤로 물러나라고 경고했다. 이에 다리를 절반가량 건넌 승용차는 박씨가 보낸 신호를 확인한 뒤 황급히 비상등을 켜고 후진했다. 이후 다리는 불어난 하천물에 순식간에 유실됐다.

수신호 받은 차량 황급히 후진 사고 면해 

지난 3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송정교가 제9호 태풍 '마이삭'에 불어난 강물로 일부 유실돼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지난 3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리 송정교가 제9호 태풍 '마이삭'에 불어난 강물로 일부 유실돼 있다. 사진 강원도소방본부

 이날 함께 상을 받은 송정4리 홍준균 이장은 박씨에게 전화를 받은 뒤 신속하게 파출소와 소방서 등 유관기관에 연락하고 주민과 함께 차량 진입을 통제했다. 새마을지도자 송장주씨와 허은회씨도 이날 진입하는 차량을 온몸으로 막아 인명피해를 예방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최철순씨는 송정교에 설치된 상수관로가 다리 붕괴로 파열되자 밸브 등을 잠그는 안전조치를 했다. 권상만씨는 송정교 통제로 아래에 위치한 하진부교에 진입하려는 차량이 늘면서 하진부교마저 위험해 보이자 차량 통제에 나섰다.

 이날 상을 받은 박씨는 “큰 사고를 막아 다행이다. 승용차가 다리를 지나는 걸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힘껏 소리를 치고 마구 손사래를 쳤다”고 말했다. 사고를 면한 운전자는 지난 4일 박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왕기 평창군수는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으나 용감한 군민의 빠른 대응으로 이웃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일을 통해 평창군민의 시민의식과 헌신적인 행동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창=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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