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해외매출 20%줄어…코로나19 직격탄 맞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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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우리나라 100대 기업의 올 2분기 해외매출도 지난해 보다 약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019년 기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연결기준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7일 전경련에 따르면 100대 기업의 올 2분기 해외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8%가 줄어든 14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는 코로나19에 의한 경제 영향이 중국과 아시아 등에 한정되면서 전년 동기 0.65% 증가한 170조 4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참고로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기ㆍ전자 전체 매출의 75.7%, 자동차ㆍ자동차부품 매출의 65.5%가 해외(2019년 기준)에서 발생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 모습. [중앙포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 모습. [중앙포토]

업종별로는 전기ㆍ전자, 자동차ㆍ자동차 부품, 에너지ㆍ화학 등 3대 주력 업종 모두 해외 매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전기ㆍ전자는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와 온라인 교육 같은 언택트 문화 확산 등으로 지난해 대비 5.1% 감소한 71조원의 해외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자동차ㆍ자동차부품은 글로벌 주요 완성차 기업의 생산라인 가동 중단, 세계 수요 급감의 직격탄을 맞아 감소 폭이 36.5%에 이르렀다. 에너지ㆍ화학 역시 정제마진 약세와 국제유가 급락,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수요부진이 겹치면서 해외매출이 30.9%가 줄었다. 타격이 가장 큰 업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해외 매출이 80.1%나 줄어든 철강업종이었다. 자동차 판매 부진에 따른 자동차 강판 수요의 급감 등의 영향을 정면으로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24%, 미주가 12.6%, 유럽이 11.2%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지역ㆍ국가별 해외매출 실적을 공개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20대 기업의 대륙별 매출 실적을 따로 분석한 결과다.
다만,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등 중국 매출 공개 5대 기업의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가 증가했다. 전경련 측은 “중국 경제가 올 2~3월 최저점을 기록한 이래 올 2분기 이후부터 빠르게 회복하면서 실질 성장률이 3.2%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경련은 해외매출 감소세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을 촉구했다. 기업인의 특별입국 확대나, 현지 정부와의 적극적 협력 등이 대표적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2분기 미국, 독일, 일본 등이 GDP 10~20% 규모로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었지만 경제회복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 등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여건이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인의 주요 교역ㆍ투자국에 대한 특별입국 확대, 현지 정부와의 적극적 협력 등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을 도울 수 있는 대외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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