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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벨트함 악몽 또? 中견제 나선 美레이건함서 코로나 발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의 대중국 압박 작전에 코로나19가 변수로 등장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작전 중인 핵추진 항공모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자칫 항구로 긴급 회항해야 하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지난 7월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필리핀 해에서 연합 훈련 중인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로이터=연합]

지난 7월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필리핀 해에서 연합 훈련 중인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로이터=연합]

4일(이하 현지시간) 미 성조(星條)지에 따르면 미 해군의 항모인 로널드 레이건합(CVN 76)의 일부 승조원이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미 해군 제7함대 대변인인 리앤 맘슨 중령이 밝혔다. 미 해군은 정확한 확진자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약간(a small number)’이라는 표현을 썼다.

코로나19 확진 승조원들은 바로 긴급 치료를 받은 뒤 배를 떠났다. 아직 입원 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맘슨 중령은 “현재 로널드 레이건함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 해군은 즉각 어떻게 코로나19가 로널드 레이건함에 퍼졌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모든 승조원은 출항하기 전 2주간 격리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또 이 항모는 지난 6월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에서 출항한 뒤 지난달 22~26 괌에만 들렀다. 괌에선 승조원들은 배와 선착장, 기지에만 머물렀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현재 로널드 레이건함은 남중국해에서 위력을 과시하며 중국에 맞서는 데 필요한 전력이기 때문이다. 로널드 레이건함이 이끄는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은 최근까지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벌였고, 현재 필리핀 해에서 항해 중이다.

로널드 레이건함에 코로나19가 집단발병할 경우 작전 수행을 못 하게 된다. 미 해군은 지난 3월 또 다른 핵추진 항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 넘게 발생해 곤욕을 치렀다. 당시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은 괌으로 피항했다. 사망자도 1명 나왔다.

이 과정에서 미 해군 지휘부가 승조원들의 생명을 챙기지 않는다고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함장이 폭로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미국 본토가 아닌 해외(일본)에 모항을 둔 항모다. 이 같은 해외 전진배치 항모는 로널드 레이건함이 유일하다. 서부 태평양 일대를 책임지는 미 제7함대 소속으로, 유사시 한반도에 가장 먼저 지원에 나선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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