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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자제 호소에도···"야외는 괜찮아" 한강에 몰린 턱스크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일 오후 분당 중앙공원에 모인 노인들이 장기를 두고 있다. 구경꾼 3명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다. 채혜선 기자

5일 오후 분당 중앙공원에 모인 노인들이 장기를 두고 있다. 구경꾼 3명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다. 채혜선 기자

“평소 주말이랑 다를 게 없는데요. 주변 프랜차이즈 카페가 문을 닫으면서 손님이 몰린 것 같아요.”

5일 오후 경기도 성남 분당구에 위치한 한 카페. 이곳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A씨는 이렇게 말하며 커피 4잔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A씨가 일하는 카페는 개인 카페라 오후 9시까지는 매장 안에 있을 수 있다. 수도권에 적용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를 비껴가서다. 매장 내 마련된 4인석 테이블 약 7개에는 1개를 제외하고 사람이 1~2명씩 모두 앉아 있었다. 일행끼리는 대화를 나눴고, 혼자 매장을 방문한 이들은 개인 공부를 하거나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시청했다. 테라스에 마련된 2인석 테이블 4개 중 2개에도 사람이 1~2명씩 각각 앉아 있었다. 소규모 매장인 탓에 테이블 간 거리는 2m가 채 안 됐다.

개인 카페 등은 손님 줄 이어  

지난 1일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에 '힘듭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에 '힘듭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수도권에서 2.5단계 조치로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의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주말인 이날 개인 카페에는 손님이 몰리는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성남 수내역에 위치한 한 개인 카페는 15석 규모의 카페가 만석이었다. 인근에 문을 연 카페들도 마찬가지였다.

파리바게뜨·던킨도너츠 등 프랜차이즈형 제과·제빵점이나 아이스크림점도 붐볐다. 6일까지는 매장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날 정부가 7일 0시부터 2.5단계 조치를 확대 적용한다고 밝히면서 이곳들은 앞으로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이날 분당에 있는 한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는 노트북을 들고나와 개인 공부를 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매장 출입문에는 “안전을 위해 전 메뉴 테이크 아웃(포장)을 권장한다. 코로나19 확산을 위해 협조 부탁한다”는 안내가 붙어있었다. 그러나 매장 관계자는 “7일 전까지는 매장에 앉아있어도 된다”고 말했다.

공원 '턱스크족'도 눈길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텐트가 즐비하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우림 기자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텐트가 즐비하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우림 기자

공원을 찾는 나들이객도 많았다. 낮 12시 분당 중앙공원 잔디광장에는 그늘을 중심으로 10개가 넘는 돗자리가 깔려 있었다. 중간중간 텐트도 있었다. 운동하는 개인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야외 활동 특성상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이 곳곳에 있었다. 자전거 거치대 옆 2인용 벤치 6개엔 사람 10명이 벤치마다 각각 나눠 앉아있었는데, 마스크를 제대로 쓴 사람은 없었다. 이들은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음식을 먹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벤치 간격은 1m를 넘기지 않았다.

공원 한쪽에선 사람이 모여 ‘장기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기를 두는 노인 두 명은 마스크를 바르게 착용했지만, 구경꾼 3명은 마스크를 턱에 걸쳐 쓰고 있었다. 그늘 밑에 자리를 잡은 대학생 두 명은 “야외라 괜찮을 줄 알았다.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정부는 오는 6일까지였던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인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를 13일까지 1주일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또 전국에 시행 중인 거리 두기 2단계도 2주간 더 연장해 20일까지 유지한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기세를 확실히 꺾겠다는 취지에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수도권 주민들은 1주간만 더 외출과 모임을 삼가고,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해달라”고 말했다. “여기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코로나19는 확실한 진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다.

성남=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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