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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삭이 끊은 산소발생기···중증장애아동들 18시간째 고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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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1시30분쯤 울산광역시 울주군 웅천면에 있는 수연재활원이 정전 피해를 입어 중증장애아동 33명이 인근 강당으로 대피했다. [사진 수연재활원]

3일 오전 1시30분쯤 울산광역시 울주군 웅천면에 있는 수연재활원이 정전 피해를 입어 중증장애아동 33명이 인근 강당으로 대피했다. [사진 수연재활원]

제9호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울산광역시의 한 중증장애아동 시설에 전기가 끊기면서 치료가 시급한 아이들이 18시간째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

태풍 마이삭으로 정전 피해…의료기기 들고 강당행 #시설관계자 "급한데 기다리라는 말만 해"

 3일 오전 1시30분쯤 울산 지역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울주군 웅천면에 있는 수연재활원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중증장애아동을 보호하고 있는 이 시설은 뇌병변이나 호흡기 질환 등을 앓고 있는 입소자 33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아이들로 이 중 14명은 의료 기계에 의존해 간호사가 돌보고 있다.

 하지만 정전 피해로 의료기기는 물론 에어컨, 공기청정기 가동이 중단됐다. 사회복지사 이모(59)씨는 “전기가 끊기면서 중중장애아동을 치료를 위해 가동해야 할 산소발생기와 가래를 빨아들이는 흡입기 등 의료시설을 쓸 수 없게 됐다”며 “한국전력에서 복구가 늦어지는 바람에 아이들을 500m 떨어진 어린이집 강당에 임시로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시설 관계자들은 강당에 돗자리를 펴고 아이들과 뜬눈으로 밤을 샜다고 한다. 이날 오후에도 시설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자 사회복지사와 간호사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복구만 기다리고 있다. 이 시설관계자는 “한전에 빠른 복구를 요청했으나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있다. 아이들이 시설로 돌아가 안정을 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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