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의료보호환자 모시기 경쟁

중앙일보

입력

그동안 병원 ·약국 등으로부터 ‘천덕 꾸러기’ 취급을 받던 의료보호대상자가 ‘귀한신 몸’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7월부터 실시된 차등수가제 대상에서 제외돼 보험급여를 한푼도 에누리없이 받을 수 있게 된데다 10월부터는 보험급여 지급도 종전보다 훨씬 빨라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J팜약국은 최근 ‘의료보호환자를 우대합니다’는 팻말을 문앞에 내걸었다.

이 약국 차경희(37)약사는 “솔직히 몇달전까지만 해도 의보환자가 들어오면 마지못해 약을 지어 주곤 했다”며 “그러나 현재는 이들이 수익감소를 막는 효자라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이 들어 온갖 정성을 다 쏟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정은 동네 병원들도 마찬가지.전주시 인후동 강내과의 경우 하루 10여명씩 찾아 오는 의보환자들이 극진히 모시고 있다.

과거에는 진찰결과 설명도 마지못해 해주는 정도였으나 요즘은 의사 ·간호사들이 한마디라도 더 해주려고 진료차트 등을 2∼3번씩 검토해보는 일이 잦아졌다.

의료보호대상자들이 이처럼 대접을 받는 이유는 약국 ·병원에서 한달에 75명이상의 환자를 받을 경우 초과분 환자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에서 보험수가를 10∼50%까지 깎아서 지급하고 있지만 의보환자는 일반환자와 달리 감액대상에서 예외로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또 종래까지 병원 ·약국이 의보환자를 괄시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였던 보험수가 늑장 지급문제도 해결됐다.

이들에 대한 보험수가 지급기관이 10월부터 지자체에서 건보공단으로 바뀌기 때문에 진료 ·약조제를 해준 뒤 급여비를 받기까지 6개월 이상 걸리던 폐단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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