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시·도 의사회장 비공개 간담회서 어떤 말 오갔나

중앙일보

입력

정세균 국무총리.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는 2일 오후 6시30분 국무총리 세종공관에서 전국 17개 시·도 의사회 회장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10명가량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정부 측과 의료계가 13일째를 맞이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전임의(레지던트 마친 펠로) 집단휴진과 관련해 서로의 의견을 나눈 자리였다.

3시간 가까이 이뤄진 대화 

의사회 회장들은 우선 정 총리에게 ‘정부의 인내’를 주문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가 “정부가 (집단휴진 문제에) 좀 더 인내를 가져달라”며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을 따르지 않은) 전공의·전임의를 고발해 더 자극하는 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의사회 회장들은 “요즘 젊은 의사들은 다르다. 세대가 다르다”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달 28일 보건복지부는 ‘업무개시 명령’을 받고도 현장에 복귀하지 않은 10명의 전공의·전임의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 4명에 대해서는 고발을 취하한 상태다.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무기한 집단휴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전공의와 전임의 등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무기한 집단휴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전공의와 전임의 등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로의 의견 들어보는 시간

정부 쪽에서는 이날 간담회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은 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의료계에서 반대하는 의과대학 정원증원 정책의 경우 ‘조건 없이 중단’했다고 하면서다. 실제 이 ‘조건 없이 중단’ 발언은 지난 1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도 나왔다.

더욱이 같은 날(1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과의 간담회에서 “완전하게 제로(원점) 상태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까지 발언한 바 있다. 이 밖에 정세균 총리도 1일 출입기자단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집단휴진과 관련해 단 한명 의료인의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도 냈다. 2일 정 총리-시·도 의사회장 간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공유됐다.

그러면서 정부 측에서는 “(정부로서는)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 있다”며 “여기 온 의사회 회장들이 후배들을 설득, 하루빨리 파업을 풀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대해 참석한 시·도 의사회 회장들은 정부가 대화에 적극 나서 줄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한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