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스모그' 건강피해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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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에서 내뿜는 연기가 마치 안개와 같은 상태로 된 스모그가 사람에게 해롭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처럼 눈에 보이거나 냄새가 나지는 않지만 이른바 `전자 스모그' 라는 환경요소가 우리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름과는 달리 전자 스모그는 특히 여름철이면 많은 도시를 뒤덮는 대기오염과는 관계가 없다.

이는 전기.전자제품 등에서 발생하는 전자장이나 자기장 혹은 전자기장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독일 북부 잘츠기터에소재한 독일 연방 방사성 보호소의 올라프 슐츠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자 스모그에는 세탁기나 진공청소기, 식기세척기 등에서 발생하는 저주파 전기. 그리고 자기장과 이동전화에서 방출되는 고주파 전자기장 두종류가 있다.

부퍼탈에 소재한 독일 전자 스모그 반대협회의 요아힘 게르텐바흐는 "가전제품 등 각종 전기장치들은 전기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두통이나 주의력 집중 부족, 알레르기, 전반적 면역 약화 등을 초래할 수 있는 전자기장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는또 "전자기 방출이 장기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전문가들은 아직 그 과학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전자기장이 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연방 방사성 보호소는 `전자 스모그'의 위험 가능성에 과민반응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건강문제가 `전자 스모그'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일반 대중의 보고들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슐츠는 전자 스모그에 대한 주의보를 실제 적용하기에는 아직 과학적으로 불분명한 부분이 너무 많다면서 그러나 "불필요한 고(高)노출"을 피하기 위한 지침들을 권고했다.

그의 권고는 예컨대 "가정 내의 어린이 침대에서 전기 난방기를 멀리 둘것", "이동전화기를 사용한 통화는 가능하면 짧게 할 것", "이동전화기 안테나에서 더 멀리 떨어지는 방법의 하나로 헤드세트를 이용할 것" 등이다.

전자기파의 위험성과 관련된 우려의 핵심은 대부분이 이동전화 등에서 나오는 고주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일 각종 저.고주파에 노출되어 있지만 이 때문에 방해받고 있지는 않는다. 그러나 스스로가 전자파에 과민하다고 밝히는 일부의 경우 자신의 건강문제가 일상생활에서 늘 접하게 되는 전자기파 탓으로 돌리고 있다.

뮌스터 소재 환경분석생물학연구소의 디터 퀴스터스는 50헤르츠 이하의 저주파 전자기파가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전기제품의 증가, 즉 사람과 동물이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전자기파의 양이 늘어나는 것은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퀴스터는 현재 주부들을 대상으로 전자 스모그 노출을 측정하고 이를 줄이는 방법을 권고하고 있는데 가능하면 침실에서 만큼은 전자제품을 없애라고 말한다.

그는 또 벽 속에 있는 전선조차 문제를 일으킬수 있다면서 가정 내의 메인 스위치와 집안 전체를 도는 전선 사이의 전기공급을 야간에는 차단할 수 있도록 특별 스위치를 설치할 것을 제시했다.

나아가 특수 벽지나 타일 등으로 전기선을 차단하는 방법까지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잘츠기터<독일> d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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