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 만나서 진심 다했다" 첫 회의부터 울먹인 한정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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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신임 정책위의장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신임 정책위의장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신임 정책위의장에 임명된 한정애 의원이 1일 파업 중인 의료진을 향해 “환자 곁으로 돌아가달라. 국회 논의기구에서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전공의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던 한 의원은 이 대목에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 지도부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20년간 쌓인 숙제가 무엇인지, 의료체계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논의하는 기구를 국회 내에 만들겠다. 여러분이 참여해야 작동할 수 있다”며 “국회는 열려있으니 언제든지 연락주면 뛰어가겠다”고 했다.

한 의원은 집단 휴진에 돌입한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지난달 28일 만났다. 한 의원은 “길지 않은 정치인의 길을 걸으며 많은 분과 만났다. 만족을 못 할 때도 있었지만 28일 전공의, 의대생들과 3시간 동안 이야기하며 순간순간 진심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을 거쳤던 한 의원은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3권 중 하나인 행동권이 의료기관 노동자에게 제약되는 이유는 단 하나, 의사의 의료행위 지속을 위해서다”라며 “의사는 환자 곁에 있을때 가장 빛이 난다. 환자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28일 만남은 전공의협의회 측에서 한 의원에게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한 의원은 당과 협의 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국회와 전공의협의회 간 조율자 역할을 했다. 한 의원 측 관계자는 “28일 논의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이후 생각이 다른 전공의들로 협의가 진척되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울먹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도 “모든 가능성 열어 논의하겠다”고 했다. 한 의원은 “의대 정원을 정말 늘리지 않고, 찾아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하겠다”며 “당의 이름을 걸고 강행 처리하지 않고, 논의체에서 충분히 협의된 제3의 안이 나오면 그것을 법제화해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전공의협의회에서 정부 의료정책에 대해 ‘원점 재논의’ 등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원점에서 재검토라는 단어가 그렇게 중요한지 모르겠다. 완전히 정부나 국회를 굴복시켰다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느냐”면서 “모든 정책을 진행할 때 소통이 조금 부족했다고 해서 그걸 다 완전히 원점 철회라는 방식으로 요구한다면 과연 어느 정부가 견딜 수 있을까”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한 의원은 정책위의장 취임 일성으로 당정청 협력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한 의원은 ▶코로나19 위기 극복 ▶민생 경제 피해 최소화 ▶한국판 뉴딜 지원을 목표로 꼽으며 “저와 정책위는 세 가지 목표에 주안점을 두고 정국 운영과 정책을 수립할 것이다. 이상의 과제가 원만하게 이행되도록 정책위는 원내대표단과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조정위와 상임위, 당정 회의를 활성화해 주요 정책 기획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겠다”며 “당정청의 강력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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