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의 불청객 액취증, 수술만이 완치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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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병원을 방문한 20대 여성은 이목구비가 반듯하고 몸매도 날씬하여 꽤나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슨 수술을 상담하러 왔을까? 대체 어디가 맘에 안 드는 걸까? 하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그녀가 어렵게 꺼낸 고민은 다름 아닌 겨드랑이에서 나는 냄새였다.

이 냄새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이나 모임에도 못나가고 한 여름에는 데이트도 일체 사양한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예쁘다고 부러워 하기도하고 너무 튕긴다고 흉도 보지만 그녀는 액취증 때문에 생활의 활력도 잃고 대인관계에서도 자신감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액취증이란 무엇이고, 암내는 왜 나는 것일까?

동물들은 각 종속마다 독특한 냄새를 가지고 있다. 그 냄새를 이용해서 동종을 인식하기도 하고 먹이를 유인하기도 한다.
인간들도 마찬가지로 인종과 민족, 그리고 음식 문화권에 따라 독특한 냄새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인간의 갖가지 냄새 중에서 암내를 내는 액취증은 냄새가 매우 고약하기 때문에 대인관계에 문제를 일으키며,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환자는 물론 주위사람 모두에게 많은 불편을 주고 있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액취증의 원인

사람의 땀샘은 피부에 골고루 분포되어있는 에크린 땀샘과 겨드랑이, 귀 구멍, 배꼽, 외음부 주위에 분포하는 아포크린 땀샘으로 나눈다.

에크린 땀샘은 냄새가 없지만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독특한 냄새를 지니며 소위 암내라고 하는 액취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오는 땀분비물 자체는 냄새가 없으나 그 분비물 속에 있는 특이한 단백물질이 정상피부에 존재하는 정상세균과 반응하여 2-3시간이 지나는 동안 부패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지독한 냄새를 내게된다.

액취증의 치료

액취증의 치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우선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2-3시간 간격으로 겨드랑이의 땀을 씻고, 속옷을 자주 갈아입으며, 분말이나 크림제재를 발라 땀 분비를 줄이고, 향수를 뿌려서 암내를 감추는 방법 등이 있다.

그러나 이 모두가 일상생활에 많은 번거로움을 주고 효과면에서도 일시적인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법과 초음파 흡입술이 발표되고 있지만 이 방법들 역시 심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제한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완치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결국 완치를 위해서는 아포크린선을 수술로서 제거하는 수술방법이 꼭 필요한 것이다.

과거에는 땀샘을 포함한 피부전체를 함께 도려내고 봉합하는 방법이 비전문의들 사이에서 많이 시술되었으나 수술 후 흉터가 많이 남는 등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최근에는 겨드랑이 주름에 일치하는 두 개의 절개선을 넣어 피부를 바닥과 분리시킨 후 그 속에 있는 땀샘을 하나하나 제거하는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들어올린 피부는 다시 바닥에 고정하고, 절개선을 봉합한 후 3-4일간 압박드레싱을 하게 된다.

액취증 환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이런 증세가 있을 경우, 겨드랑이 냄새로 혼자 고민만 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성형외과 문을 두드려 보도록 하자.

한가지 덧붙일 것은 무심코 일반병원에서 수술할 경우 재발로 인한 재수술에 큰 어려움이 따르므로 첫 수술을 반드시 성형외과 전문병원에서 받도록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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