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동산 대책 23번은 언론의 희화화, 6번밖에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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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뉴스1]

“(서울 부동산에) 상당 부분 거품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금 서울 부동산에 거품이 있다고 보고,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보느냐”는 이종배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다.

김 장관은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떨어지느냐”는 이 의원의 질문엔 “8ㆍ4대책을 발표한 이후에 부동산 상승세가 상당 부분 축소됐다”며 “지난주까지 봤을 때 서울의 상승률이 0.01% 정도, 강남 4구 같은 경우엔 부동산 상승률이 2주째 0%이기 때문에 상승세가 멈췄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조금 더 시간이 지나게 되면 상당 부분 조정이 있을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예결위 회의에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김 장관을 향해 “지금의 부동산 대혼란을 초래한 장관께서 스스로 물러나는 게 옳지 않으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선 제가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며 “저의 지난 3년은 유동성이 완화된 과정 속에서 규제를 정상화하면서 시장을 정상화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부족한 점이 있었던 점에 대해선 국민께 사과드리고 거취에 대해선 얼마든지 따를 용의가 있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별심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별심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홍 의원은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불러 “부동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이 앞으로 굉장히 위험해질 것”이라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대통령한테만 미루면 모든 원망은 대통령한테 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가) 국토부 장관 해임 건의를 대통령한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제가 보건대 (부동산이) 6~7월에 상당히 불안정성을 보였지만, 저는 정부의 정책에 의해서 상당 부분 진정에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맞받았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잠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홍 의원=“정부가 23번의 대책을 내놨습니다.”

▶홍 부총리=“저는 23번 대책이라고 하는 것은 언론이 희화화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제가 보기에 큰 대책은 6번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대책을 남발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홍 의원=“그러면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잘 세웠다?”

▶홍 부총리=“잘했다는 게 아니고 정부도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여러 번 대책을 했는데 23번, 24번 이런 건 저는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서 좀 너무 지나친 표현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홍 의원=“이런 말이 있습니다. 좌파는 뻔뻔하고 우파는 비겁하다. 이상입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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