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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있어 못판다" 매각서약 어긴 민주당 다주택 초선 18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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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회원들이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주택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회원들이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주택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의원 초선 의원 중 18명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는 28일 21대 국회 초선 의원들과 징검다리 당선으로 수년 만에 재산공개 대상이 된 의원들의 재산 현황을 공개했다. 18명 중 비례대표 의원은 2명(김홍걸·윤미향)이었다.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들은 모두 ‘다주택 매각서약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총선 이후 4개월이 지났지만 서약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역구에선 전세를 살면서 서울에 아파트를 보유한 초선 의원은 5명이었다. 김주영(경기 김포갑)·김회재(전남 여수을)·박상혁(경기 김포을)·윤준병(전북 정읍·고창)·홍성국(세종갑) 의원 등이다. 김주영 의원은 서울 강서구 아파트, 영등포구 오피스텔(배우자 명의) 등 2채를 보유했다. 검사장 출신인 김회재 의원은 서울 송파구 아파트와 용산구 아파트 2채가 모두 자가다. 변호사 출신인 박 의원은 본인 명의의 강서구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의 강서구 오피스텔 등 2채를 갖고 있다. 윤 의원(종로구 연립주택, 마포구 오피스텔)과 홍 의원(도봉구 아파트, 종로구 사무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민주당 다주택자들의 ‘말말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민주당 다주택자들의 ‘말말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다주택자로 ‘낙인’ 찍힌 의원들은 저마다의 사정을 얘기했다. 양향자 의원은 “두 채의 아파트 중 한 채는 우리 가족이, 나머지 한 채는 부모님이 살고 있다”며 “다주택자인데 한 채 팔아야 하지 않겠냐고들 하는데 그때 마다 나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진 팔 수 없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상혁 의원은 “아파트 한 채는 총선 출마 전 살고 있던 집이고, 오피스텔은 변호사로 일할 당시의 사무실”이라며 “특히 아파트는 지난 20년 동안 실거주했는데 이마저도 현재 매물로 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전북 고창에서) 나도 월세 생활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고 했던 윤준병 의원은 서울에 집이 두 채였다. 윤 의원은 “실거주 아파트 한 채에 나머지 한 채는 개인 업무를 보기 위한 오피스텔”이라며 “두 채 모두 현재 사용 중인 상태라 팔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저금리 시대에 서민들 입장에서는 월세가 전세보다 손쉬운 주택 임차 방법"이라며 지역구에서의 월세 살이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노총위원장 출신인 김주영 의원은 “은퇴 후에 개인 사무실을 운영하기 위해 영등포에 2억짜리 오피스텔을 얻었는데 이걸 다주택에 포함한다니 억울하다”며 “30년을 맞벌이로 일했는데 그 정도 오피스텔도 못 사는 것이냐”고 말했다. 인천시 공무원 출신인 이성만 의원은 “과거 인천시의회 의장으로 일할 당시 임대 목적으로 미분양 오피스텔을 샀는데 천만원 단위로 계속 값을 내려도 팔리지 않고 있다”며 “공천 신청할 당시엔 인천이 규제지역도 아니었는데 각자의 사정에 대한 고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두 채가 모두 투기과열지구 또는 조정대상지역 안에 있다.

김회재 의원은 “아파트 2채 중 한 채는 팔기 위해 전세 계약조차 하지 않은 상태인데 아직 팔리지 않고 있다”며 “일시적 2주택자일 뿐이고 올해 안에 처분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국 의원은 “오피스텔 한 채는 여행사들이 대거 입주해 있던 건물에 있는데 코로나19로 여행사가 다 망하면서 매물이 쏟아졌다”며 “단기간에 매물이 많아지다 보니 부동산에 내놔도 팔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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