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원 86% "코로나 대응 잘 해", 민주당원 92% "못 해"…트럼프 평가 '극과 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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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AP=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이 시작된 걸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부터 인종차별 문제까지 미국 여론이 지지 정당에 따라 엇갈리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11월 대선 앞두고 지지층 결집현상 뚜렷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유권자 222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공화당원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57%는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사망 피해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Acceptable)’이라고 답했다. 반면 같은 응답을 한 민주당원은 10%에 불과했다.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힌 유권자는 33%만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21일까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집계한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15만 9865명이다.

미국 CBS 방송이 미국 유권자 222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의 일부. 왼쪽부터 공화당원-민주당원-무소속 순으로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한 입장차이를 보여준다. [CBS 캡처]

미국 CBS 방송이 미국 유권자 222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의 일부. 왼쪽부터 공화당원-민주당원-무소속 순으로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한 입장차이를 보여준다. [CBS 캡처]

지지 정당에 따라 체감하는 코로나19 위기감도 달랐다. 본인이나 가족이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하냐는 질문에 민주당원의 89%가 ‘매우 걱정스럽다(Very concerned)’ 혹은 ‘다소 걱정스럽다(Somewhat concerned)’고 답했다. 하지만 같은 응답을 한 공화당원은 49%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평가에선 공화당원의 86%가 ‘매우 잘하고 있다(Very good)’ 혹은 ‘다소 잘하고 있다(Somewhat good)’라고 평가했지만, 민주당원은 85%가 ‘매우 못하고 있다(Very Bad)’, 7%가 ‘다소 못하고 있다(Somewhat bad)’라고 지적했다.

인종차별 시위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려

지난 5월 25일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불거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대해서도 여론은 확연히 갈렸다. 공화당원의 경우 82%가 "동의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한 최근 인종차별에 대한 미국 사회의 관심이 지나치게 높다고 응답한 공화당원은 81%에 달했다. 반면 같은 응답을 한 민주당원은 12%에 불과했고, 55%는 아직도 사회적 관심이 충분치 않다고 답했다.

지난 1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EPA=연합뉴스]

지난 1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EPA=연합뉴스]

CBS 뉴스는 23일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상대 정당에 대한 적개심이 이런 극명한 입장차를 만든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정당이 내세운 정책이나 가치를 평가하기보다는 상대 정당의 입장에 반대하는 걸 최우선으로 삼는 정치문화가 유권자 사이에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바이든 당내 신뢰도 굳건

대선을 앞두고 양당으로의 지지층 결집 효과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CBS는 보도했다. 공화당원의 75%가 오늘날 미국이 4년 전보다 살기 좋아졌다고 평가했고, 82%는 트럼프 대통령에 신뢰감을 표시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오른쪽)가 지난 20일 민주당 전당대회 폐막식에서 손을 잡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오른쪽)가 지난 20일 민주당 전당대회 폐막식에서 손을 잡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민주당 지지층 역시 유사하다. 지난 17~20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조 바이든 후보를 ‘매우 지지’한다는 민주당원의 비율이 82%에서 87%까지 올라갔다. 지지의 이유로  ‘조 바이든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꼽은 비율 또한 29%에서 38%로 9%포인트 급상승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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