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性교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바로 남성(?)

평안도 월경촌에 살던 옹녀는 열다섯 나이에 시집갔지만 팔자 탓인지 센 음기 탓인지, ‘서방 죽이기’가 해마다 계속됐다.

이에 고을 사람들이 “이러다가는 황해·평안 두 도(道)에 물건 단 놈이 다시 없겠다”며 그녀를 쫓아내 버렸다.

당시 남도에서는 여자 후리기로 패악이 자자했던 변강쇠가 객지를 떠돌고 있었는데 개성 청석관에서 두 사람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이들이 처음 만나 나눈 사설이 바로 ‘가루지기타령’이다. 다음은 변강쇠의 옥문(玉門) 사설 한가락.

‘이상히도 생겼다. 맹랑히도 생겼다. 늙은 중의 입일른지 털은 돋고 이는 없다. 소나기를 맞았든지 언덕 깊게 파이었다. 콩밭 팥밭 지났던지 돔부꽃이 비치었다.…생수처 옥답인지 물이 항상 괴어 있다. 제 무엇이 즐거워서 반쯤 웃어 두었구나.’

이에 대한 옹녀의 변강쇠 심벌 품평.

‘전배 사령 서려는지 쌍 걸랑을 느직하게 달고, 송아지 말뚝인지 털고삐를 둘렀구나. 감기를 얻었는지 맑은 코는 무슨 일꼬. 성정도 혹독하다. 화 곧 나면 눈물 많다.

고추 찧던 절굿댄지 검붉기는 무슨 일꼬. 칠팔월 알밤인지 두쪽 한데 붙어 있다.’

노골적이기는 하지만 남녀의 심벌에 대한 해학이 돋보인다. 자고로 사랑의 육체적 완성은 남녀의 심벌이 하나 되어 ‘행복’을 나누는 행위에 있다.

최근 들어 이혼율이 급증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지만, 그 가운데 남녀관계의 부조화나 성에 대한 불만족이 가정불화와 이혼 증가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성적 부조화의 원인을 전문가 입장에서 찾아보면 여성보다 남성을 꼽게 된다.

성 능력에 관한 한 남성은 여성에 비해 열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성은 무한정 행위가 가능하지만, 남성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성은 관계를 갖기 위해 충분한 발기가 필요하고 일단 관계를 치르고 나면 다시 발기하기 위해 최소한 수십분을 필요로 하는데, 이들 모두가 남성의 핸디캡이다.

40대 이상의 중년 남성 가운데 50% 정도가 발기 능력에 이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들로서는 양적인 능력은 사치에 가깝다. 발기부전의 주요 원인은 고혈압이나 당뇨·흡연·콜레스테롤 과다가 꼽힌다.

이 때문에 비아그라와 같은 1회성 약물요법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음경보형술이 해법으로 이용된다.

성과 관련해 보다 많은 남성들이 겪는 질적(質的) 약점을 꼽으라면 조루일 것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성적 흥분을 억제하지 못하고 ‘일’을 조급하게 끝내 버리는 이러한 성기능 장애는 성인남자들의 70∼80%에게 공통된 고민이다. 그 중요한 원인은 무엇보다 자위행위다.

남 모르게 서둘러 쾌감을 느껴야 하는 자위행위의 오랜 버릇이 남성의 생리작용에 입력돼 실제 성행위에서도 악영향을 초래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정 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감각훈련법과 남성의 귀두 감각을 둔화시키기 위해 마취연고제(일명 칙칙이)가 사용되지만, 최근 들어서는 귀두로 연결되는 신경의 일부를 차단해 주는 음경배부술이 효과적이다.

남성들의 성적 왜소감을 자극하는 원초적 이유 가운데 왜소콤플렉스도 빼놓을 수 없다. 남성들은 이러한 심리적위축감으로 발기부전과 조루를 겪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최근 진피지방을 이식하거나 내시경을 이용해 실리콘 젤을 투여함으로써 굵기를 조절해 주고, 치골 속에 숨은 음경을 꺼내는 길이연장술도 이용되고 있다.

의학적으로 이러한 불균형을 시정할 수 있는 지금의 남성들은 그래도 행운아인 셈이다. [월간중앙 2001년 7월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