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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박지원의 언론플레이…‘위임통치’로 김정은 자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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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정원장과 간부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김상균 1차장, 박정현 2차장. 연합뉴스

박지원 국정원장과 간부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김상균 1차장, 박정현 2차장.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1일 북한발 ‘위임통치’를 공식화해 큰 파장을 던진 박지원 국정원장을 향해 데뷔전부터 정치적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원장의 정치적인 언론 플레이”이라며 “음지에서 일하는 대한민국 정보기관 수장이 아직도 정치인 습성과 관종병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김 교수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김정은 체제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온 당국가 시스템의 정상화와 당정군 체제인데, 갑자기 위임통치 운운하며 마치 북에 권력변동이나 유고사태가 생긴 것처럼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호도해버렸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이 김여정을 포함 당정군에 권한을 일부 분산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내용으로 ‘당국가(party state) 시스템’의 정상화와 권한분산이다”고 소개했다.

그 예로 “수령의 ‘현지지도’ 말고 박봉주와 최룡해 등의 ‘현지료해(지도)’를 통해, 경제와 군사분야를 내각총리와 당부위원장 등에게 분산시킨 것은 오래된 일”이라고 했다. 또 “그 과정에서 김여정이 제1부부장으로 대남대미 관련해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위임통치라는 매우 자극적인 단어를 북이 한 번도 쓴 적이 없는데도 국정원은 자의적으로 개념을 만들었다”며 “김여정 위임통치라는 헤드라인만으로도 김정은의 신변이상이나 수령의 유고사태나 권력핵심에 변동상황이 있는 것으로 상상하게 마련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대체 박 원장은 지금도 정치를 하려는 겁니까? 아직도 언론에 관심을 받으려는 것인가”라며 “첫 데뷔부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북한정보를 임의로 가공해버렸다. 김정은 체제의 당정군 시스템을 김여정 위임통치라는 자극적 용어로 둔갑시켰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실패와 거여(巨與)의 폭주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도가 급락하고, 코로나 대유행과 경제침체로 민심이 흉흉한 작금에, 국정원장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북한 정보를 이용해 언론의 관심과 민심을 돌려보려고 한 것이라면, 이는 국정원장의 정치적 개입”이라며 “절대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될 국정원장이 가장 정치적 행위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김 교수는 “국정원장 데뷔부터 김정은을 충분히 자극할 만한 용어를 뽑아서 대서특필했으니 향후 국정원의 대북 협상은 포기해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박지원을 대북 협상과 남북관계 복원 카드로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힐지 모른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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