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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8년간 128억 회삿돈 유용"

중앙일보

입력

보석 기간 중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66) 전 닛산 회장이 8년간 회사 돈 11억 5000만엔(약 128억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일본 당국의 조사에 의해 드러났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도쿄국세국, 세무조사서 10억엔 사적 유용 추가 인정 #회사 제트기 개인 여행에 사용, 파리 맨션 임대비 등

지난 1월 8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연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월 8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연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도쿄 국세국은 세무조사 결과, 곤 전 회장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약 10억엔의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 비용은 닛산의 법인 소득에서 공제되는 경비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10억엔은 곤 전 회장이 기업 제트기를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해외에 개인용 맨션을 임대한 비용 등이다.

국세국은 앞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의 3년간 비용에 대해서도 곤 회장이 약 1억 5000만엔의 경비를 탈루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비용은 곤 회장의 고향인 레바논의 대학에 낸 기부금이나 가족 사업의 컨설팅료 등으로 쓰였다. 이에 따라 국세국이 인정한 곤 전 회장의 사적 유용분은 8년간 총 11억 5000만엔에 이른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닛산은 올해 2월 회사 자금의 사적 유용과 부정 지출 등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도주한 곤 전 회장을 상대로 100억엔(약 110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닛산은 사내조사를 통해 곤 전 회장과 그의 측근인 그렉 켈리 전 닛산 대표이사의 비리 금액이 총 350억엔(약 391억원)에 달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닛산 관계자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닛산 경영진들이 해외 출장 등에 이용하는 기업 제트기를 자신과 가족들의 사적인 해외여행에 총 93회 이용했다. 또 매년 곤 회장에서 주택 임대 비용으로 약 3000만(3억 3000만원)~6800만엔(7억 6000만원)을 지불한 것과 별도로 도쿄·파리·암스테르담에 있는 아파트 임대료로 약 1억엔(11억원)을 별도로 부담해왔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도쿄지검 특수부에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그러나 보석 중이던 2019년 12월 해외 출국을 금지한 보석 조건을 깨고 비밀리에 일본을 탈출해 레바논으로 도주했다.

그는 지난 1월 베이루트에서 "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일본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지난 4일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사고로 곤 전 회장이 머물던 주택이 파괴됐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진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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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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