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훈' 부인병 치료법으로 인기

중앙일보

입력

요강에 한약재를 넣고 끓는 물을 부은 뒤 그 김을 쐬는 '좌훈(坐薰)'이 부인병 치료법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치료법은 동의보감 등 문헌상으로만 전해져 오다 최근 현대적인 비데형 좌훈기가 개발되면서 빛을 보고 있다.

방법은 쑥 ·무화과 ·귤 ·탱자 등 10여가지 한약재를 함께 넣어 달이면서 나오는 더운 김을 질 ·항문 ·자궁내막에 쐬는 식이다. 몸 속에 들어간 훈증이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냉증 ·변비 ·생리통 ·치질 등을 치료해 준다.

복부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혈액순환 촉진 덕분에 변비 ·숙변으로 인한 뱃살이 자연스럽게 해소되기 때문이다.

특히 살을 빼면서도 골밀도는 오히려 높인다.

좌훈요법을 시술하는 전주시 송천동 십장생한의원 강진석(40)원장은 "만성 부인병 치료는 물론 하복부 혈액순환 촉진으로 군살 제거와 불임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한방 좌훈요법이란?
『동의보감』이나 『경악전서』 『금전요락』 등 옛 문헌을 찾아보면 좌훈(座薰)이라는 용어는 없다.

다만 “여성의 소복(하복)의 통증과 질병은 모두 한기가 모여 딱딱해진 병이니 마땅히 훈증해야 한다”고 나와 있는 등 ‘훈증’이나 ‘좌욕’이라는 말로 표현되어 있는데, 이때만 해도 요강 단지에 쑥이나 익모초 등의 한약재를 넣고 끓는 물을 부어 그 김을 쏘이거나 바싹 말린 참쑥과 각종 한약재에 연기를 피워 여성의 질 부근에 집중적으로 쐬는 것이었다.

전통적인 가옥 구조에서는 마른 요강에 쑥을 피워 앉는 방법이 일반적이었다. 좌훈은 이런 전통적인 건강법의 응용이긴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과 효과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우선 여성질환과 불임에 효과적인 약재들을 혼합해 일회적인 김이 아니라 강하고 계속적인 김을 통해 몸 속에 스며들기 때문에 각종 여성질환의 예방, 치유 효과가 높을 뿐만 아니라 첨단 장비인 비데와 혼합하여 방법면에서도 위생적이고 편리하여 누구나 쉽게 좌훈요법을 행할 수 있다.

● 좌훈요법, 불임에 효과있다!

첫 아이 낳고 7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주부 황모씨가 한방 좌훈요법을 시작한 것은 올해 초였다.

큰아이 낳고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어서 한 번의 임신중절수술을 받은 적도 있다는 그녀는, 딸아이가 다섯 살이 되면서 아들 욕심도 나고 큰아이에게도 동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2년여간 피임 없이 노력을 해보았지만 아이는 생기지 않았고, 큰아이 낳고 찐 살에 스트레스 때문인지 오히려 더 체중이 불어나 처녀 적보다 20kg 이상 늘어버렸다. 이때 안 되겠다 싶어 시작한 것이 한방 좌훈요법.

살이 찌면 불임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선 다이어트를 한 뒤 아이까지 가져보겠다는 욕심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좌훈 치료 며칠만에 그동안 고생스러웠던 치질이 사라지는가 싶더니 첫 달 생리량이 많아지고 배가 푹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 그녀는 둘째 아이를 임신하여 한방 좌훈요법을 중단할 때까지 모두 다섯 달의 치료를 받았다.

이와 같이 약재를 넣고 그 김을 여성의 자궁, 질, 방광, 항문 등 국부에 쏘이는 한방 좌훈요법은 치질은 물론 각종 여성 생식기에 김이 미치는 범위 전체를 치유하는 힘이 있다.

따라서 이 기관들의 살균, 소염, 수축작용은 물론 영양 공급을 하게 되고 자궁 내부 및 항문 주위의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하여 하복부의 노폐물이나 지방질을 제거하고 여성의 몸에 좋은 호르몬이 생기게 한다.

대부분의 불임 여성들은 호르몬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노폐물 때문에 하복부가 차갑고 딱딱한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좌훈 치료는 불임에 큰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좌훈을 받게 되면 냉대하, 생리통, 생리불순, 음부소양증 등 만성적인 여성질환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