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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성추행 피해 의혹 시청 여자핸드볼팀 수사 의뢰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30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의 핸드볼 훈련장에 불이 꺼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의 핸드볼 훈련장에 불이 꺼져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청 여자 핸드볼팀 감독의 선수 성추행 등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로 인정된다는 민간조사위원회의 결론이 나왔다. 이에 대구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민간조사위 "상당 부분 사실 인정" 결론 #"지도자와 협회 임원 징계 요구"

 대구시청 여자 핸드볼팀 선수 인권침해 진상조사를 위해 구성한 민간조사위원회는 19일 최종 조사 결과를 내놓고 “감독·코치·대구핸드볼협회 임원의 성추행과 성희롱 사실은 상당 부분 인정된다”고 밝혔다. 조사에 착수한 지 18일 만이다.

 민간조사위원는 “감독과 코치, 핸드볼협회 임원이 선수들을 성추행하고 성희롱했다는 사실과 감독의 술자리 강요, 계약체결 시 선수의 선택권 제한 등 부당한 대우와 인권침해 사실이 확인됐다”며 “감독뿐만 아니라 코치와 트레이너가 감독의 비위를 방조하거나 묵인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했다. 다만 금전 비위 부분은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해 대구시의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시는 성추행 등 문제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하고 시 체육회에 관련 지도자와 협회 임원 징계를 요구했다. 또 선수 2차 피해를 방지하고 선수들이 어떤 부당한 처우도 받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말 대구시청 여자핸드볼팀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인 지난 4월 술자리에 불려가 술 시중을 강요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선수들은 “(술 시중을 들면서) 신체 접촉이 일어나고, 하고 싶지 않아도 감독 때문에 강압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술자리에 참여한) 아저씨들이 만졌다. 그럼 감독이라는 사람은 지켜줘야 하는데 같이 만졌다”고 주장했다.

 내부 증언이 나오자 시와 시 체육회는 여성 인권 전문가, 변호사, 교수 등으로 조사단을 꾸려 사실관계 규명에 나섰다. 의혹이 불거지자 여자 핸드볼팀 감독 A씨는 사직서를 냈으며 “술자리 등을 강압적으로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에 선수 인권을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개선책 마련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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