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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여자핸드볼팀 40대 감독 성추행 의혹…“술자리 시중”

중앙일보

입력

대구시 중구 대구광역시청 청사 전경. 연합뉴스

대구시 중구 대구광역시청 청사 전경. 연합뉴스

 대구시청 여자 핸드볼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술자리를 강요하고 술시중이나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계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의혹제기 선수 “술자리 데려가 술시중 강요” #“술자리 참여한 남성들과 감독이 신체 만져” #감독은 의혹 부인…대구시, 감독 직무 배제 #일부 선수들도 “사실무근” 진정서 제출 예정

 28일 대구시에 따르면 직장 운동 경기부인 대구시청 여자 핸드볼팀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인 지난 4월 술자리에 불려가 술 시중을 강요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선수들은 “(술시중을 들면서) 신체 접촉이 일어나고, 하고 싶지 않아도 감독 때문에 강압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술자리에 참여한) 아저씨들이 만졌다. 그럼 감독이라는 사람은 지켜줘야 하는데 같이 만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소속 고(故) 최숙현 선수가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후 대대적인 직장 운동 경기부 전수조사가 이뤄졌지만, 대구시청 여자 핸드볼팀에서는 신고된 것이 없었다. 의혹을 제기한 선수들은 이에 대해 “의심 받을까봐 (신고 서류에) 적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쓰고 싶은데 보복이 두려워 쓰지 못했다”며 “누가 누군지 다 알 수 있었다”고 했다.

 대구시는 일단 29일자로 A(47) 감독을 직무에서 배제시키고 여성 인권위원회 전문가 2명을 포함한 진상조사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여자 핸드볼팀 선수 중 일부가 A 감독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성추행 의혹을 파악 중인데 A 감독은 이런 주장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으며 ‘핸드볼 특성상 신체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회식이 네 차례 정도 있었다는 건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인권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기관 고발 등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감독은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핸드볼팀 한 선수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회식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술을 억지로 먹이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선수를 비롯해 성추행 의혹에 동의하지 않는 선수들은 대구시체육회에 29일 진정서를 제출해 관련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대구시체육회가 지원하고 있는 여자 핸드볼팀은 선수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선수들이 묵는 숙소는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체육공원 인근 클럽하우스에 위치해 있다. 대구 북구 고성동 시민운동장 내 옛 체육회관을 숙소로 쓰다 최근 새 숙소를 마련해 옮겼다. 가해자로 지목된 A 감독은 선수 출신이지만 코치로 잔뼈가 굵으며 최근 3~4년간 대구시청에서 근무했다.

대구=김윤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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