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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남' 이형종 "경기 안 빠지려고 월요일에 낳았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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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지장 안 주려고 일부러 월요일에 낳았어요."

지난달 17일 한화전에서 LG 이형종이 투런 홈런을 친 후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7일 한화전에서 LG 이형종이 투런 홈런을 친 후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 이형종(31)이 아빠가 되어 돌아왔다. 이형종은 지난 17일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18일 하루만 쉬고,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 복귀했다.

그는 경기 전 가진 인터뷰에서 "원래 출산 예정일은 오는 29일이었다. 그런데 시즌 중이라 출산을 함께 하지 못할 것 같아서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기로 했고, 사주 등을 고려해 월요일에 낳았다. 그날 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것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KBO리그는 지난해부터 경조사 제도를 도입했다. 자녀 출산, 직계 가족의 사망 등 경조사를 맞은 선수는 5일의 경조 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경조 휴가를 가는 선수는 엔트리에서 말소되지만, 1군 등록 일수는 인정받는다. 그런데 이형종은 출산 휴가 5일을 다 쓰지 않고 돌아왔다.

그는 "처음에는 아예 출산 휴가를 안 받을 생각이었다. 올해 (왼 손등) 부상으로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아내가 잘 이해해줘 경기 없는 월요일에 출산해 곁에서 지킬 수 있었다"고 했다.

이형종은 시즌 개막 전 연습경기에서 왼 손등 골절 부상을 당해 두 달 넘게 1군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달 10일에 돌아와 이제 약 40일을 뛰었다. 야구가 그리웠던 그에겐 한 경기 한 경기가 아까웠다. 마침 그의 타격감이 8월 들어 점점 살아났다. 8월에만 12경기에서 타율 0.409, 4홈런, 8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는 "복귀 초반에는 헤맸는데 방망이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 재활하면서 기술적으로 바꾼 부분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형종에게 더욱 기대하고 있다. 류 감독은 "이형종이 득남을 해서 더 잘할 것 같다. 저도 예전에 아내 임식 소식 듣고 기분 좋아서 홈런을 친 적이 있다"며 웃었다.

하지만 이형종은 "아빠가 되어서 기분은 좋다. 더 열심히 해야하는 이유가 생겼다. 그런데 기분이 좋다고 야구가 잘 되는 건 아니더라. 이렇게 마음이 들뜰 때 더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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