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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음식, 그만 좀 버려"…잘나가던 '中먹방' 제동 걸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음식 낭비를 막자”고 한마디 하자 ‘먹방'(먹는 방송)에 대한 규제도 시작됐다.

뷔페식당, 보증금 받고 음식 남기면 안줘 #손님 10명 와도 9인분만 시키는 운동 벌어져 #시 주석, "음식 낭비 말라"며 법 제정 지시도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은 지난 11일 시 주석이 “음식 낭비 현상이 가슴 아프다”면서 “음식 낭비를 단호히 막아야 한다”고 중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를 법으로 제정해 준수하게 하라고까지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먹방’에도 불똥이 튀었다. 먹방이란 유명인이 카메라 앞에서 음식을 먹는 방송으로 한국에서처럼 중국에서도 인기다.

동영상 앱 틱톡의 중국 내 버전인 더우인 등은 온라인 먹방에서 음식 낭비가 있거나 먹는 양이 많다는 점을 부각하는 등의 내용이 있으면 동영상 삭제, 스트리밍 중단, 계정 폐쇄 등의 처벌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음식을 먹고 몰래 토하는 행위도 규제 대상이다. 실제로 지나치게 많이 먹는 걸 주제로 한 영상들은 속속 삭제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앞서 지난 12일 중국 관영 CCTV는 음식 낭비 현장을 보도하면서 먹방을 지적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한 마디에 중국 식당들도 들썩이고 있다. 난징의 일부 뷔페식당은 보증금을 받고 200g 이상의 음식을 남기면 되돌려주지 않는 정책을 도입했다. 우한 등 일부 지역에선 ‘N-1 운동'을 시작했다. 10명의 손님이 와도 9명분의 음식만 시키고 부족하면 더 주문하도록 하는 식이다.

중국의 먹방. [사진 펑파이=연합뉴스]

중국의 먹방. [사진 펑파이=연합뉴스]

시 주석이 직접 나서 음식 낭비를 강하게 질책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홍수 피해, 미중 갈등 등의 여파로 옥수수와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면서 중국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비록 중국의 식량 생산이 매년 풍족하지만 식량안보 위기의식은 여전하다"며 올해 코로나19 영향도 있어 경각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의 음식 낭비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중국과학원과 세계자연기금(WWF)의 2018년 조사에서 중국의 한 해 식량 낭비가 1800만t으로 추정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량은 5000만 명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일각에선 중국의 최근 식자재 부족과 가격 상승에 따른 국민들의 불만을 이같은 캠페인으로 희석하면서 민심을 수습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진단한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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