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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새 20% 줄어든 ATM, 다 없앨 수는 없고…은행들 뭉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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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마트 하남점에 설치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공동 ATM. [연합뉴스]

이마트 하남점에 설치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공동 ATM. [연합뉴스]

# 자산 기준 일본 시중은행 1위 미쓰비시UFJ와 3위인 미쓰이스미토모는 지난해 9월부터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ATM 설치 대수를 줄이면서 보다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1㎢당 서울 36대, 강원·경북 0.3대 #지역격차 크고 고령층 소외 우려 #공동 ATM 확대 등 대책 마련키로

# 신한·KB·하나·우리은행은 지난 4일 전국 이마트 4개 지점(하남, 남양주 진접, 동탄, 광주 광산점)에 공동 ATM을 설치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ATM은 하나지만 4개 은행의 입·출금, 계좌 이체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11일 ATM 운영 개선 종합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권 ATM 설치 규모가 꾸준히 감소해 현금을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아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 은행권 ATM 설치 대수는 5만5800대로 가장 많았던 2013년(7만100대)에 비해 20%가량 줄었다. 온라인 거래, 비대면 거래가 급속히 늘면서 현금 사용이 많이 줄어든 영향이다. 이용률 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하지만 디지털 지급 수단이 늘어나는 가운데 ATM이 줄면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계층이 소외될 수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현금을 사용하는 비중은 여전히 30% 이상이다. 인터넷뱅킹이나 각종 간편 결제를 이용하기 어려운 고령층이나 장애인이 ATM 감소와 지역 불균형에 따른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 2018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ATM이 244대로 세계 1위다. 문제는 불균형이다. 국내 ATM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단위 면적(1㎢)당 ATM이 가장 많은 서울(약 36대)과 가장 적은 강원·경북·전남(0.3~0.4대)의 지역 간 격차는 약 100배 이상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은행 간 공조 없이 은행별 ATM 운영 전략을 지속할 경우, 지역별로 ATM이 과잉 또는 과소 공급되는 등 불균형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효율적 관리를 위해 먼저 ATM 데이터베이스부터 구축하기로 했다. 각 은행이 관리하던 ATM 위치(상세주소), 형태, 종류(수수료, 이용시간, 장애인 이용 가능 여부) 등의 세부 정보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서다. 도심 지역의 ATM 집중 현상을 막기 위해 소외지역에 무료 ATM을 설치하고 모바일 앱으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영국의 사례도 참고할 계획이다. ATM이 각 은행의 사업 전략에 따라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은행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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