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권태성씨 경성대에 50억 기증

중앙일보

입력

팔순 노인이 50억원에 이르는 토지를 대학에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

주인공은 12일 오후 3시 부산 동의대 병원에서 80세를 일기로 타계한 권태성(權泰聖)옹.

지난해말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이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해왔던 權옹은 지난 4일 병세가 악화되자 중환자실에서 부산시 금정구 두구동 성림농원(13필지 6천여평)을 경성대에 발전기금으로 기증했다.

당초 權옹의 병세가 호전되면 대학에서 장학금 기증식을 가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병세가 갑자기 악화해 병실에서 기증식을 갖게 됐고 경성대 박경문(朴鏡文)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은 11일 병원을 찾아 權옹에게 명예졸업장과 감사장을 전달했다.

權옹은 이 자리에서 "경성대에 특별한 연고는 없지만 어려운 학생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장학금으로 사용해 달라" 고 말했다. 나무를 심어 놓은 이 땅은 50억원을 약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權옹의 유해는 14일 오전 5시30분 경성대 정보관 입구에서 노제를 지낸 뒤 장지(경북 안동)로 향한다.

유족들은 "마지막 가는 길에 대학을 한번 보실 수 있도록 대학측에 노제를 지낼 수 있게 부탁했다" 고 말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權옹은 일본에서 제일상업학교를 졸업한 뒤 귀국해 주택건설업과 섬유업체를 경영해 많은 돈을 모았다.

부산라이온스클럽 회장을 오랫동안 역임했으며 평소 헌옷을 기워 입으면서도 불우 청소년들에게 많은 장학금을 전달해 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