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알의 지혜'를 아십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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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은 미국과 유럽의 여성에겐 가장 두려운 암이다.

40~55세 여성의 첫째 사망원인으로 꼽을 정도. 우리나라 여성에게선 1년에 5천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위암에 이어 둘째 암발생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방암 진단은 '진주의 지혜' 로 비유된다. 진주알 크기 이전에 발견해야 완치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유방암 조기발견을 위한 새로운 진단법을 알아본다.

◇ 환자 상태에 따라 방법 달라=유방암 크기가 지름 1㎝ 이하인 0~1기 완치율은 98%. 그러나 림프선으로 전이된 경우 치료율은 50%로 떨어진다.

따라서 40세 이후 여성들은 최소한 1년에 한번 정도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 '림프선 전이'땐 치료율 50%…젊은 여성 촬영술 피해야

가장 많이 하는 검사는 유방촬영술이다. 강서미즈메디병원 방사선과 김미혜 과장은 "X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임신.수유기의 여성이나 젊은 여성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방법은 두 개의 플라스틱 판 사이에 유방을 넣고 납작하게 누른 뒤 촬영을 한다.

유방을 누르는 이유는 유방조직을 잘 펴지게 해야 좀더 작은 암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 소요시간은 10~20분.

● 멍울인지 암 조직인지 맘토톰 검사 정확도 높아

유방 초음파검사는 물체에 닿아 되돌아오는 음파를 이용해 영상을 얻는다. 적은 양의 방사선이라도 해로울 수 있는 여성들이 대상이지만 진단율이 높아 요즘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아주대병원 일반외과 박희붕 교수는 "우리나라 여성은 미국 여성보다 유방조직의 밀도가 높아 유방촬영술로 암조직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며 "유방의 단단함이 유지되는 40~50대 여성에게는 초음파검사가 훨씬 진단율이 높다" 고 말했다. 검사에 걸리는 시간은 10~20분.

자기공명영상장치(MRI)는 작은 암을 발견했거나 암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알기 위해 이용된다.

또 유방확대를 위해 실리콘 주사를 맞았거나 유방암 절제수술 후 암조직이 남아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도 활용한다.

이밖에도 젖이 나오는 통로인 유관에서 핏물이나 맑은 물이 나올 때는 유선조영술을 시행한다.

◇ 암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려면=영상진단을 통해 덩어리를 발견했다면 이것이 암인지 단순한 혹인지를 확진해야 한다. 이를 구별하기 위한 방법으로 크게 네가지가 있다. 하나는 2㎝ 정도 피부를 절개하고 혹을 떼어내 조직을 검사하는 방법.

정확하지만 흉터를 남긴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결점을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진단이 세침흡입술과 바늘총 조직검사다.

세침흡입술은 글자 그대로 가는 침을 혹에 찔러 조직을 빼내는 것. 그러나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굵은 침을 혹에 주입해 조직을 떼어내는 바늘총 조직검사다.

현재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지만 기계음이 공포심을 유발하고, 4~5회 바늘을 찔러 출혈이 생긴다. 또 가슴 깊숙이 혹이 있을 때는 바늘총을 정확히 명중시키기가 어렵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이에 따라 몇 년 전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맘모톰 유방조직검사다.

굵은 바늘을 혹에 한번 찔러넣고 고정시키면 바늘 내부에 있는 움직이는 칼이 자동적으로 조직을 잘라 꺼낸다. 수술로 얻는 만큼 많은 조직을 채취해 낼 수 있다.

김미혜 과장은 "유방 내에 생긴 멍울의 20%만이 암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혹이 양성인지 악성인지를 가려내는 간편하면서도 정확한 검사"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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