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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객 구하려다 계곡물 휩쓸린 20대 119구조대원 순직

중앙일보

입력

31일 오후 전남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 계곡에서 순천소방서 소속 김모(28) 소방관이 피서객 A씨를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접근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스1]

31일 오후 전남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 계곡에서 순천소방서 소속 김모(28) 소방관이 피서객 A씨를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접근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스1]

피서객을 구하기 위해 출동한 구조대원이 계곡물에 휩쓸렸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리산 피아골에서 구조활동 중 사고 #실종 피서객 1명도 숨진 채 발견돼

 31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6분 전남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 계곡에서 급류에 휩쓸린 순천소방서 산악 119구조대 소속 김모(28) 소방교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김 소방교는 22분 만에 구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49분 한 피서객이 “계곡에서 일행 중 1명이 물놀이를 하다 빠졌다”고 119에 신고했다. 김 소방교는 동료 1명과 함께 오후 3시 7분 현장에 도착했다. 순천소방서 관계자는 “김 소방교가 도착했을 때 물에 빠진 피서객이 보이지 않아, 사고 장소로 접근하려다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방교는 구조 당시 몸에 안전로프를 묶고 계곡물에 들어갔으나, 급류에 떠밀려나 간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소방청 관계자는 “안전로프가 끊어진 것인지, 풀어진 것인지는 현장에서 로프를 수거한 상황이 아니라서 답변하기 어렵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소방교는 2017년 2월 소방관이 된 후 순천소방서 산악구조대 등에서 근무해왔다. 구례군은 소방서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이어서 구조활동 등은 순천소방서가 담당한다. 사고를 당한 30대 피서객은 실종 4시간 만인 이날 오후 6시 48분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당시 피아골 계곡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오전 8시 30분까지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에서 많은 비가 내려 계곡엔 세차게 물이 흐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권 기자, 구례=진창일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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