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안, 美대선 연기???" 트윗으로 핵폭탄 던진 트럼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현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미루는 방안을 제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안전하게 투표하기 위해서는 대선 연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직 대통령이 대선 연기 가능성을 거론함에 따라 논란과 파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연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보편적인 우편 투표를 도입하면 2020년은 역사상 가장 부정확하고 사기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에는 엄청난 수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제대로, 안심하고,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연기???"라고 적었다. 물음표 3개를 사용해 질문하는 형식을 취해 대선 연기를 제안한 것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일은 11월 첫째 화요일로 정해져 있다. 법에 따라 19세기부터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며,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날짜를 연기할 권한이 없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우편 투표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부 주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시민들이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편 투표를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우편 투표가 자신에게 불리할 것으로 판단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지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고 답해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트윗에서 "우편 투표는 이미 재앙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면서 "외국 세력이 투표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민주당은 우편 투표야말로 외세가 (미국) 대선에 뛰어드는 손쉬운 방법이라는 것을 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뿐 아니라 정확하게 집계도 잘 안 된다"며 우편 투표 제도가 허술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연기를 실제로 추진하기보다는 향후 우편 투표를 포함한 대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는 여론 형성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