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中총영사관, 코로나 백신 훔치려했다…그래서 폐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4일 폐쇄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영사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연구 자료를 빼내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교수진 및 연구진을 상대로 조만간 조사를 시작할 전망이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텍사스대가 교수진과 연구진에게 지난 27일 보낸 이메일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텍사스대 측은 휴스턴 중국 영사관과 관련,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지난주에 수사 통보를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휴스턴 영사관 폐쇄 배경에 코로나 백신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AP=연합뉴스]

대학 측은 이메일에서 "FBI 수사관들이 코로나19 백신 연구를 포함해 (중국) 영사관의 역할, 미국 대학의 연구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불법적 취득 등에 대해 연구진을 만나 물어보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SCMP에 따르면 텍사스대의 일부 연구진은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19 백신 후보 물질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코로나 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식해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연구다.

텍사스대 왕녠솽 연구원(왼쪽 사진)은 텍사스대에서 진행중인 코로나 백신 개발과 관련, 핵심인물로 알려졌다. [텍사스대 홈페이지 캡처]

텍사스대 제이슨 맥렐런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모더나와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백신 후보 물질 2개에 사용되는 합성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중국과 연관돼있는 왕녠솽 연구원이 이 연구의 핵심 일원이었다. 왕 연구원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안정화하는 유전적 변이를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왕 연구원이 어떤 불법 활동과 연관돼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CEVI(신종 바이러스) 융합연구단이 기존에 알려진 사스와 메르스 중화항체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A), 사스 중화항체(B), 메르스 중화항체(C)의 구조. 2020.3.4 [한국화학연구원]

텍사스 주를 지역구로 하는 마이클 매콜 하원의원은 최근 "중국 영사관은 우리의 바이오 의학 연구를 갈취하려는 중국 스파이 공작의 진앙"이라며 "(암 전문 병원) MD앤더슨의 과학자 3명이 스파이 혐의로 해고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텍사스 메디컬 센터에서 (코로나 19) 백신 연구가 진행 중인데, 그들(중국인들)이 백신을 적극적으로 훔쳐내려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