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윤석열 의리남이라던 與, 이젠 한동훈 감싼다고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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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개혁을 둘러싼 논란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제2의 한동훈, 제2의 이성윤이 등장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그는 “‘검찰이라는 강력한 칼’을 이용하려는 정치권과 그에 부응하는 검사의 조합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금 전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언론에 기고한 이 같은 내용의 칼럼을 소개했다. “이틀 전에 넘긴 원고인데 그사이 벌어진 사건을 생각하니 더 참담한 심정이다”면서다.

이 칼럼에서 금 전 의원은 “진보나 보수나 검찰의 권한을 줄일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떤 검사가 ‘정의로운 검사’인지를 놓고 서로 다툴 뿐이다”며 “정치권은 둘로 갈라져 여당은 이성윤 검사(서울중앙지검장) 편, 야당은 윤석열(검찰총장), 한동훈 검사 편을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들은 응원단에 불과할 뿐 정작 힘은 검사들이 갖는다”며 “이러다 보니 현직 검찰총장이 대권후보 순위에 오르는 희극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자신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청문회 당시 ‘윤 총장이 측근인 윤대진 검사를 보호하려고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민주당 동료 의원들로부터 ‘의리의 총대를 멘 상남자를 왜 공격하느냐’는 비판을 받았던 일화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은) 같은 정치인들이 측근 한동훈 검사를 보호하려 한다는 이유로 윤석열 총장에게 거센 비난을 퍼붓고 있다”며 “이것이 과연 공정한가. 그냥 검사들이 우리 편을 들어야 한다고 우기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사진 금태섭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사진 금태섭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금 전 의원은 또 하나의 문제로 “적폐청산을 하는 것도, 적폐청산에 동원된 검사를 쳐내는 것도 모두 검찰에 맡긴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권 초 적폐청산 수사로 여권 지지층의 각광을 받던 한동훈 검사는 이제 거꾸로 수사 대상이 됐다”며 “한때 그가 차지했던 ‘참 검사’의 자리는 한 검사를 수사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몫으로 돌아갔다. 제2의 한동훈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말을 안 듣고 ‘적폐검사’가 되면 다시 제2의 이성윤 검사가 출현할 것”이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검사는 바뀌어도 검찰조직은 건재하게 된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때마침 이 모든 일에 큰 책임이 있는 전직 법무부 장관은 자신에 대한 ‘허위 과장 보도’에 형사고소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검사들에게 또 심판자의 역할을 맡기는 것”이라며 “검찰의 힘을 빼고, 사회 갈등을 대화와 토론으로 풀도록 시스템을 바꿀 수 있었던 절호의 찬스에서 어떻게 또다시 검찰에 기대다 이 꼴을 만들 수 있을까. 정말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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