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이낙연 행정수도 이전 놓고 첫 TV 토론회서 신경전

중앙일보

입력

29일 오후 대구M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TV 초청토론회에서 이낙연(왼쪽부터), 김부겸, 박주민 후보가 참석하고 있다. 사진 대구MBC 뉴스 유튜브 화면 캡처

29일 오후 대구M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TV 초청토론회에서 이낙연(왼쪽부터), 김부겸, 박주민 후보가 참석하고 있다. 사진 대구MBC 뉴스 유튜브 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후보(기호순)가 29일 첫 TV 토론회에서 처음으로 격돌했다. 세 후보는 부동산·행정수도 등 현안에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놓고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놨다. 또 당 대표 임기 문제 등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대구MBC가 주관한 토론회에서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대변인이던 시절에는 적극적으로 찬성했지만, 2004년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장에서는 호남은 손해를 본다면서 반대했다”면서 “과거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입장이 몇 번 바뀌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는 “이전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말한 기억이 나느냐”,“철학은 있는데 전체적으로 소극·보수적인 것 같다”고 이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 후보는 “그런 것 같다”고 시인하면서도 “행정수도 건설 자체에 반대했다기보다는 행정수도 건설로 비수도권, 지방 간의 불균형이 생기는 경우에 거기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취지”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시 호남 의원으로서 호남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세종시로부터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와 김 후보는 ‘임기 7개월짜리 당 대표’논란과 관련해 공방을 벌였다. 김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이 후보가 차기 대선에 도전할 경우 당권·대권 분리 원칙에 따라 7개월짜리 당 대표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후보는 여권 유력 대권 주자인 이 후보에게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사임하면 (임기가) 정확하게 6개월 10일 정도”라며 “내년 4월 보궐선거에 당 운명이 걸려 있는데 선장이 자리를 비우고 배에서 내린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책임 있게 처신하겠다”며 “비상시국이기에 구원투수 심정으로 나서는데 구원투수가 9회 말까지 다 던진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낙연 김부겸 후보와의 차별화에 공을 들였다.  그는 인사말에서 “전환의 시대 앞에 섰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상상력과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 후보는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서는 미묘하게 입장이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구체적인 결정은 연말쯤에 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국민들께서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맡겨주신 거대 여당으로서 어떤 것이 책임있는 선택인가 하는 것을 가지고 당내외에서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당헌은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후보를 공천할 수밖에 없다, 불가피할 것이다”라며 “그 과정에서 보수언론으로부터 질타를 넘어서는 비판이 올 것이다. (지도부가) 그것을 앞장서서 막아주면서 후보들을 보호하고 그 후보들이 본선에서 제대로 된 자신의 비전과 정책을 가지고 선거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도 “지금 당장 후보를 내자, 내지 말자 하는 것보다 차기 지도부가 당원과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신중히 고민해서 결정하면 된다”며, 다만 “연말보다는 빨리 결정해서 (국민에 대한) 설득의 시간도 가질 필요가 있고, 보궐선거의 유리함만 쫓아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께 명확하게 보여드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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