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美독립일에 北 신형미사일 쐈고, 군은 그걸 감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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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북한이 시험발사한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사진은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의 모습.[중앙포토]

2017년 북한이 시험발사한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사진은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의 모습.[중앙포토]

북한이 이달 초 신형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우리 군은 이 사실을 파악하고도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 29일 드러났다.

북한은 미국의 독립기념일(7월 4일) 행사가 한창이던 지난 5일(한국시간) 함경남도 선덕비행장에서 신형 대함 순항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다. 발사체의 정확한 제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앞서 발사했던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의 성능을 개선한 모델로 보고있다. 비행 속도를 높이고 요격 회피능력이 향상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순항미사일은 탄도 미사일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탐지하기 어렵고 타격 정확도가 높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사일 단발 시험으로 사거리 정확도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외 과시용이 아닌 성능 개량용 시험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100㎞ 가량을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2017년 지난 4월 15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단거리 대함 순항 미사일 [중앙포토]

북한이 지난 2017년 지난 4월 15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단거리 대함 순항 미사일 [중앙포토]

북한은 지난 4월과 2017년 6월에도 대함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당시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즉각 발표했다. 이번에 전례와 달리 군이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일각에선 지나치게 북한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 군 관계자는 "(미사일 발사를 공개하지 않은 건) 북한의 하계 훈련 일환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북한, 단거리 순항미사일(추정) 발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북한, 단거리 순항미사일(추정) 발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편 북한은 4·15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 4월 14일, 강원도 문천에서 동해 북동 방향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당시 군 전문가들은 김일성 생일(태양절, 4·15)과 관련한 군사훈련일 수도 있지만, 남한의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벌인 '저강도 무력시위'일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이번 발사도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북한이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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