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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중, 화웨이로 싸우면…삼성이 5G 반사이익"

중앙일보

입력

2019년 개최된 베이징 엑스포 전시장의 5G 로고. AP=연합뉴스

2019년 개최된 베이징 엑스포 전시장의 5G 로고. 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서로 휴스턴과 청두(成都) 총영사관 폐쇄를 주고받는 등 갈등의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WSJ은 이날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갈등에 삼성전자의 5G 급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미국에 이어 영국마저 5G 사업에서 중국의 화웨이를 빼고, 다른 국가들도 화웨이 배제를 검토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삼성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견해다.

WSJ은 "지정학적인 갈등은 업계 4위 기업인 삼성 측에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통신장비 시장에 진출할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현재 삼성이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스마트폰과 TV 사업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통신장비 부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에 대한 이같은 전망은 삼성의 경쟁업체들이 미·중 갈등구조 속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은 베트남과 한국 공장에서만 5G 통신장비를 생산 중인데, 경쟁업체인 에릭슨(2위)과 노키아(3위)는 중국에 장비 공장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WSJ은 유럽연합(EU) 국가들이 화웨이 제품을 배제할 경우 중국 정부가 자국에서 제품을 생산 중인 에릭슨과 노키아에 대해 수출규제와 관련한 보복 카드를 검토 중이라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삼성은 이러한 '보복의 고리'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다.

통신 분야의 분석가들 역시 삼성의 5G 판매가 앞으로 나아질 수 있다고 WSJ에 전했다. 삼성은 최근 8개월 동안 캐나다와 뉴질랜드를 포함해 4건의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새로 맺었다.

다만 WSJ은 삼성의 낮은 시장점유율을 지적하며 삼성의 네트워크 장비 시장 확대는 단시간에 이뤄질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의 통계에 따르면 삼성의 5G 시장 점유율은 13%로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에 이어 4위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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