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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선박 베개·식탁서 코로나 검출… 이라크 귀국 근로자 확진 총 71명

중앙일보

입력

24일 오후 부산 북항에 배 수리를 위해 정박 중인 러시아 선박에서 선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24일 오후 부산 북항에 배 수리를 위해 정박 중인 러시아 선박에서 선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해외 유입에 따른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0시 기준 신규 환자 113명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환자가 세 자릿수를 기록한 건 4월 1일 101명이 발생한 이후 115일 만이다. 이날 신규 환자 수가 많이 늘어난 건 해외 유입 환자가 무려 86명 나오면서다. 전날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귀국한 한국인 근로자와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선원이 무더기로 확진된 영향이 크다.

이라크 귀국 한국인 총 71명 확진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귀국한 한국인 근로자 293명의 검사 결과,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35명이 추가 확진됐다. 앞서 확진된 36명까지 총 누적 확진자가 71명이다. 나머지 211명은 음성이 나왔고, 11명은 재검사 중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 잠복기가 14일임을 고려할 때,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귀국 근로자 중 확진자는 국립중앙의료원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게 되고, 음성이 나오면 임시생활시설에서 내달 7일까지 2주간 격리된다.

24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화로 정부가 급파한 공군 공중급유기(KC-330)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라크 파견 근로자들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뉴시스

24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화로 정부가 급파한 공군 공중급유기(KC-330)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라크 파견 근로자들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뉴시스

러시아 선박발 2차 감염 확산 

방대본은 이날 러시아 선박 페트르원호에서 확진된 선원 32명도 모두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페트르원호 발 추가 확진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일 부산항에 입항한 페트르원호에 올라 수리 작업을 하던 한국인 선박 수리공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이날까지 동료 직원 7명이 추가 감염됐다.

권 부본부장은 "수리공의 가족, 지인 등 접촉자 150여 명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추가 전파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선원 베개, 식탁, 문손잡이에서 코로나 검출  

페트르원호(총 승선원 94명)에서 러시아 선원 32명이 무더기 확진된 원인도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의 현장 조사 결과 확진 선원의 베개, 문손잡이 등 12곳 환경 검체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확진 선원의 베개에서 3곳, 식탁 3곳, 문손잡이 4곳, 테이블 1곳, 조타기 1곳 등이다. 선원이 문손잡이나 식탁을 만지면서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부산 감천항에 입항했던 러시아 선박 2척에서 코로나19 확진자 3명이 추가로 나왔다고 부산소방본부가 17일 밝혔다.   이로써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3척에서 16~17일 사이 확진 판정을 받은 선원은 22명으로 늘어났다. 사진은 감천항에서 대기 중인 소방당국. 연합뉴스

부산 감천항에 입항했던 러시아 선박 2척에서 코로나19 확진자 3명이 추가로 나왔다고 부산소방본부가 17일 밝혔다. 이로써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3척에서 16~17일 사이 확진 판정을 받은 선원은 22명으로 늘어났다. 사진은 감천항에서 대기 중인 소방당국. 연합뉴스

방대본은 현재 부산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선박 13척의 선원 429명에 대해서도 전수 검사를 했다. 이날 현재 40명이 양성, 386명은 음성으로 확인됐다.

권 부본부장은 "오늘 확진자 통계만 보면 갑작스러운 세 자릿수 환자 발생 증가에 놀랐을 것"이라며 "다만 국내 지역사회를 통한 환자 발생이 아닌 만큼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 본부장은 "러시아 선박의 감염 상황에 대해선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입항 해외 선박에 대해 이달 초부터 승선검역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30여 명이 확진됐고, 한국 수리공으로 2차 전파까지 일어났기 때문이다.

해외 유입 코로나 검사 2회로 강화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부본부장은 "20일부터 러시아 선박에 대한 사실상의 PCR(유전자 증폭) 전수검사를 통해 선원의 확진 여부를 확인한 뒤 우리나라 수리공 또는 인력이 배에 올라 작업이 이뤄지는 조치가 취해졌다"며 "이런 조치가 좀 더 빨리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국내 입항 외국 선박에 대해선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전수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해외 유입 환자 차단을 위해 방역강화 대상 국가 입국자의 코로나 진단검사를 기존 1회(입국 후 3일 이내)에서 격리 해제 전(격리 후 13일째) 한 번 더 실시하기로 했다.

권 부본부장은 해외 유입 관련 "우리나라는 무역 없이 생활할 수가 없고 하루하루 생활이 없으면 사실상 방역도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이 현재로썬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입국관리를 강화해 나가면서, 사회 내에서는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위생수칙 준수 등을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5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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