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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뒤엔 세계 절반이 물 대란

중앙일보

입력

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 유엔은 먹는 물의 오염과 물 부족 문제에 대한 인류의 관심을 촉구하고 수질개선과 수자원 보전 노력에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민간단체(NGO)의 참여와 협조를 증대하기 위해 제정했다.

아홉번째를 맞는 올해 물의 날 주제는 '물과 건강' 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물의 날을 맞아 세계와 우리나라의 물 사정을 살펴본다.

WHO는 물의 날 홈페이지(http://www.worldwaterday.org)를 통해 "물과 건강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서로 관련돼 있으며 사람과 지구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적절하고 안전한 물의 공급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구상에는 물부족과 수질오염 등 물 문제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WHO는 전세계 11억명의 인구가 적절한 수자원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24억명은 기본적인 위생보건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 수인성 전염병〓부적절한 물 공급과 나쁜 위생상태로 인해 전세계 인구 가운데 어린이를 중심으로 매년 2백만명 이상이 설사와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표적인 수인성 전염병인 살모넬라균이 원인인 장티푸스 환자도 매년 1천7백만명씩 발생하고 있다.

또 1980년 이후 중국.미국.핀란드.베트남 등지에서는 지하수.수돗물 등 먹는 물이 바이러스에 오염된 사고가 10차례 이상 발생했다.

중국의 경우 위생상태가 좋지 못한 물 때문에 1천5백만명이 A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 수질오염〓아르헨티나.칠레.방글라데시.중국.인도.멕시코.태국.미국의 일부 지역은 지하수에 지나치게 비소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비소가 많이 든 물을 장기간 마시면 피부색이 변하고 피부.콩팥 등에 암을 일으킨다. 심장병이 생기거나 적혈구가 파괴되기도 한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42개 지역(인구 8천만명)의 지하수에는 WHO 기준인 50ppb(1천분의 1ppm)가 넘는 비소가 함유돼 있다. 이들 지역 가운데 4분의1은 기준치의 2~4배, 일부는 20배에 이르는 곳도 있다.

물 속에 들어있는 불소도 지나치면 문제. 아프리카.중동 국가들과 중국.인도.스리랑카 등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만 3천만명이 과도한 불소가 함유된 물을 마셔 만성적인 불소증에 시달리고 있다.

불소의 경우 0.8~1.2ppm에서는 치아부식을 방지하지만 1.5ppm 이상에서는 치아 에나멜층에 구멍을 내는 불소증을 유발한다.

◇ 물 부족〓세계자원연구소(http://www.wri.org)는 2025년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물부족으로 고통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5년 기준으로 연간 1인당 물 공급량이 1천㎥ 미만으로 물 기근(饑饉)상태에 처한 인구가 16억명이었다. 그러나 오는 2025년에는 24억명으로 늘어난다는 것.

또 연간 물 공급량 1천~1천7백㎥로 물 부족을 겪는 인구도 6억6천9백만명에서 2025년 10억7천7백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우리나라의 물 사정〓세계자원연구소가 집계한 2000년 기준의 우리나라 1인당 사용가능 수자원은 연간 1천3백84㎥. 1백55개국 가운데 중동 사막국가 등에 이어 36번째로 작은 양이다.

유엔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이미 93년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로 분류한 바 있다.

한편 건설교통부에서는 2006년부터 연간 4억㎥, 2011년부터는 연간 20억㎥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댐 건설과 대체수자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댐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환경단체 등에서는 공급 위주의 수자원 정책보다는 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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