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조직 활용 심장판막 이식

중앙일보

입력

소의 장기에서 떼낸 조직을 사람의 심장 판막에 이식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ABC방송은 14일 캘리포니아주(州) 어빈시(市) 에드워즈 생명과학사(ELC)가 개발한 `우(牛)조직 심장 승모판(僧帽瓣) 이식 시술'이 지난해 8월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최근 심장판막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기술은 소의 심장을 싸고 있는 주머니인 심낭(心囊)에서 적출한 조직을 인간의 심장세포 조직에 적합하게 이식,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도록 고안된 것이라고 ELC 측은 설명했다.

정맥에서 흘러온 혈액을 담고 있다 좌심실(左心室)을 거쳐 대동맥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승모판은 심장의 3번째 판막으로 이 부분에 경색증을 일으킬 경우 혈액 순환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게 된다.

그동안 심장판막 이식수술은 주로 돼지의 조직이나 탄소.금속 소재로 만든 인공 조직을 활용해 왔는데 혈액응고 등의 부작용이 적지 않았던 반면 이번 소 조직 활용 이식법은 실패율이 극히 낮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ELC의 수전 길모어 대변인은 설
명했다.

그녀는 "소 조직을 이식받은 100명중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2~3명 정도를 뺀 대부분은 10년 가량 아무 지장없이 활동할 수 있다"며 "승모판에 문제가 있는 미국 내 6만여명의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주(州) 로체스터시(市)의 제임스 도테일(76)씨는 "승모판 이상으로 호흡이 가쁘고 혈액순환에 문제가 많았는데 소 조직을 이식받아 판막을 재생하고 난 뒤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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