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제 없이도 숨어있는 유방암 더 잘 찾을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팀은 22일 유방암 표준검사인 유방촬영과 유방 초음파를 동시에 했을 때보다 확산강조 MRI(자기공명영상검사)가 암 발견율이 2배 높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 GE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팀은 22일 유방암 표준검사인 유방촬영과 유방 초음파를 동시에 했을 때보다 확산강조 MRI(자기공명영상검사)가 암 발견율이 2배 높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 GE

앞으로 조영제를 주사하지 않고도 만져지지 않는 초기 유방암을 더 잘 발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팀은 22일 유방암 표준검사인 유방촬영과 유방 초음파를 동시에 했을 때보다 확산강조 MRI(자기공명영상검사)가 암 발견율이 2배 높았다고 밝혔다.

MRI 검사는 자기장 안에 누운 뒤 인체에 고주파를 쏴 돌아오는 신호를 영상으로 기록해 질병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확산강조 MRI 기법은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은 세포 내 수분의 움직임 변화를 감지하는 방식이다. 주로 초기 뇌졸중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한다. 검사시간이 5분 정도로 짧고 조영제를 주사하지 않아 임산부, 조영제 알레르기가 있거나 신장기능이 저하된 여성에서도 안전하게 사용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조영제는 MRI 촬영이나 CT(컴퓨터 단층) 촬영과 같은 방사선 검사 때 조직이나 혈관을 잘 볼 수 있도록 각 조직의 X선 흡수 차를 인위적으로 크게 해주는 약품으로 사람에 따라 가벼운 구토, 어지럼증, 두드러기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1162명의 유방암 환자 가운데 반대 측 유방에서 만져지지 않는 암이 새로 진단된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유방암 발견율은 유방촬영이 9명, 유방촬영과 유방 초음파를 같이 했을 때 12명, 확산강조 MRI 25명으로 월등한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발견된 암은 모두 림프절 전이가 없는 초기 암이었고 평균 크기는 1cm였다고 한다. 조직검사의 양성 예측도도 확산강조 MRI는 42%, 유방촬영과 유방 초음파는 19%로 확산강조 MRI의 위양성률(양성으로 잘못 판단하는 비율)이 더 낮았다.

연구팀은 “기존 조영증강 MRI에 보조로 사용했던 확산강조 MRI가 최근 기술적 발전을 거듭해 이른 시일 안에 고해상 유방 영상화가 가능해졌고, 만져지지 않는 초기 암 발견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제를 쓰는 조영증강 MRI 검사로도 유방암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부작용 위험이 있고 비용이 비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문우경 교수(좌)와 하수민 교수의 모습. 서울대병원 제공

이번 연구에 참여한 문우경 교수(좌)와 하수민 교수의 모습. 서울대병원 제공

하수민 영상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독립적 영상 검사로서 확산강조 MRI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유방암 검진에 사용할 표준을 제시했다”며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팀은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과 함께 고위험군 여성에서 암 발견의 성능을 평가하는 전향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암정복추진연구개발 사업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브레스트 캔서 리서치 앤 트리트먼트(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