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출 석달째 두자릿수 감소…‘판로 개척’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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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900명이 근무하는 부산 사하구의 조선기자재 업체 선보공업㈜ 최금식(68) 대표는 요즘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선박폐수 정수시스템과 LNG 연료공급장치 등을 미국·중국·일본에 수출한다. 최 대표는 “지난해 수주물량으로 올해를 버틴다 해도 올해 수주량이 크게 줄면서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600억원 줄어든 12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년동기 대비 지난 6월 국내 조선업의 세계선박 발주량이 60% 줄어든 데다 조선기자재 업체가 해외 영업을 못 해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세계경기 위축·수요 급감 #기업, 입출국 완화·물류비 지원 건의

코로나19 사태로 부산 기업의 수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21일 부산본부세관에 따르면 전년 같은 달 대비 지난 1월 19.4%, 2월 1.1%, 3월 1.1%, 4월 23.2%, 5월 37.7%, 6월 31.8% 수출액이 감소했다. 최근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다. 지난 6월 부산 수출액은 8억1000만 달러, 수입액은 10억4000만 달러로 2억3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 국가별 수출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미국 60.9%, EU 32.1%, 동남아 22.3% 각각 감소하는 등 감소세를 이어갔다. 철강제품·기계류·정밀기기·화공품·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수출감소 영향이다. 세관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 경기 위축과 수요 급감, 물류비 상승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기업들은 해외 전시회 취소와 해외출장 제한으로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부산시가 지난 14일 간담회를 개최하자 기업들은 해외 비즈니스 입출국 제한 완화, 증가한 물류비 지원, 온라인 상담회 개최 등을 건의했다.

한국무역협회 부산본부 조사에서 올 상반기 부산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9.8% 감소한 55억2212만 달러로 집계됐다. 부산의 상반기 수출이 60억 달러 미만을 기록한 것은 2010년 58억237만 달러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무역협회 김상래 과장은 “코로나19로 주요국 입국이 통제되고 하반기 예정된 글로벌 전시회들이 전 세계적으로 취소되면서 기업의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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