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닥터 베스트클리닉 - 깨진 ‘아이 턱’ 바로 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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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하면 대부분 쌍꺼풀이나 코높임·유방확대부터 떠올린다. 대부분의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힘들고 난이도 높은 재건성형보다는 미용성형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재건성형 중에서 얼굴기형은 단순한 복원보다 기능과 미적인 면이 동시에 고려되기 때문에 도전하는 의사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드물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성형외과 한기환(47) 교수는 어린이 얼굴기형에 관심을 쏟고 있는 국내 몇 안되는 의사중 한 명이다. 얼굴기형 때문에 평생 인생의 어두운 곳에서 살아야 할 아이들에게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는 것이 그가 험난한 재건성형의 길을 선택한 이유다.

그가 가장 주력했던 분야는 언청이로 불리는 구개·구순열 복원술. 그는 5년 전 자신이 치료했던 환아들을 중심으로 파랑새 모임을 만들었다.

그는 요즘 뼈연장술을 이용한 얼굴기형 교정술에 푹 빠져 있다. 성형분야의 뼈연장술은 원래 정형외과에서 키를 늘리는 일리자로프를 응용한 것이다. 뼈를 인위적으로 골절시킨뒤 붙을 정도 됐을 때 조금씩 떼어놓아 뼈의 길이를 늘리는 기술로 이를 얼굴에 적용하는 의사는 서울대 김석환 교수, 세브란스 박병윤 교수 등 국내에 몇 명 되지 않는다.

그는 최근 골절 또는 세균감염으로 턱관절이 파괴돼 입을 벌리지 못하고, 덩달아 아래턱뼈가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못해 기형화된 5·6세의 아이들에게 새로운 술식을 적용했다. 턱관절성형술로 입을 벌리게 해 준 뒤 뼈연장술로 얼굴을 바로잡아 주었다. 갈비뼈를 떼어내 이식하는 기존 방법은 흉터가 남는 것은 물론 수술이 커 아이들에게 부담스러운 단점이 있었다.

그는 인공귀를 만드는데도 국내 1인자다. 1995년 국내 최초로 소아의 귀뼈에 임플란트(기둥을 심고 그 위에 귀를 얹는 방식)실리콘 귀를 만드는데 성공한 이후 1백여 임상례를 경험했다. 인공귀는 색깔과 모양 등 미용적인 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94·95년 두차례에 걸쳐 세계 최고의 스웨덴 살그렌병원 이비인후과를 다녀오기도 했다.

한기환 교수의 한 마디

“어릴 때 넘어져 턱을 다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때 턱뼈가 골절되거나 턱관절이 손상될 수 있는데 턱관절은 성장점이기 때문에 다친 쪽 아래 턱뼈가 정상적으로 발육하지 못해 얼굴이 서서히 비뚤어진다. 또 입을 벌리지 못해 영양 부족으로 인한 성장장애가 온다. 따라서 턱 손상 후 입을 잘 벌리지 못하는 어린이는 서둘러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

약력 ·1954년生 ·78년 경북의대卒 ·83년 성형외과 전문의 ·89년 경북대대학원 의학박사 ·90~91년 미국 하버드의대 객원교수 ·94년~현재 계명대의대 성형외과교실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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