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장골동맥 폐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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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맥-장골동맥 폐색증은 죽상경화증(동맥경화증)이 흔한 서구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생활환경과 식생활의 변화로 아시아 지역에서도 발생 빈도가 증가되고 있다.

대동맥의 하부와 장골동맥은 죽상경화증이 가장 잘 침범되는 장소이며 특히 조기에 발병하는 죽상경화증의 주된 침범 장소이다.

일반적으로 하지의 대퇴동맥이나 슬와동맥 또는 슬와동맥 이하 부위의 병변보다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죽상경화증으로 인한 폐색이 나타날 때는 대동맥-장골동맥을 주로 침범하게 된다. 특히 남성에서는 이 질환으로 인한 특별한 증상이 성기능부전증(impotence)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 이 병변은 다리에 궤양을 잘 만들고 그로 인해 하부 동맥에 색전을 잘 일으키는 임상적 특징도 있다. 경희의료원에서 치료한 환자들의 나이 분포는 50대, 70대, 50대의 순으로 나타나서 서양의 보고와는 다소 고령에서 더 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의 다른 보고에서도 60대, 50대, 70대의 순으로 나타나 있다. 환자들의 주된 증상도 물론 성기능부전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고령인 탓인지 주로 휴식시 동통, 하지 또는 족부의 조직 괴사, 심한 보행장애가 주 증상이었다.

허혈의 정도와 동반된 질환의 유무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달라 지겠으나, 치료 방법의 선택은 주로 병소의 진행 정도와 침범 양상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 동맥의 병변 상태, 신장동맥에 근접한 폐색 상태, 일측성 장골 동맥 병소, 환자의 나이, 동반된 위험 인자들, 복부내 다른 병소의 존재 등으로 인해 이 질환에 대한 표준 수술 술식으로 알려져 있는 대동맥-양대퇴동맥 우회로술을 포함한 다른 여러 가지 술식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개의 술식은 서로 경쟁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이 질환의 치료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경희의료원 혈관외과에서 치료한 환자들의 동반 질환 상태를 보면, 반수 이상인 53.1%에서 고혈압이 동반되었고, 당뇨도 8.1%, 뇌혈관질환이나 심근경색의 과거력도 각각 20%이상으로 나타 났으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흡연자였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이 질환의 치료에 여러 가지 인자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수술에 따른 심장위험도는 Eagle's criteria로 분석해 볼 때, 저위험군이 42.2%로 과반수이하인 것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겠다. 이 질환의 치료 성적은 하지 말단부의 동맥폐색증에 비해 훨씬 결과가 좋아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으면 환자와 치료자 모두에게 큰 만족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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