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익병씨등 의사 3명 10년간 7억기증 약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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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도 상품이며 병원도 기업입니다. 기업이 상품으로 얻은 이익을 사회로 돌리는 것은 당연하지요"

피부과전문의 함익병(咸翼炳.40)씨는 동료의사 2명과 함께 운영하는 이지함피부과의원의 수익금에서 매년 5천만원을 떼내 10년간에 걸쳐 모두 5억원을 연세대 의대 피부과학교실에 연구기금으로 내놓겠다고 지난 23일 약속했다.

스스로를 '장사꾼' 에 비유한 그는 연세대 의대 출신으로 동문인 피부과 전문의 지혜구씨, 가톨릭의대 출신 피부과 전문의 이유득씨와 함께 지난 95년 이지함피부과의원을 공동 설립했다.

'이지함' 은 세 사람의 성(姓)에서 따온 것이다.

이 의원은 피부미용 전문으로 신촌.역삼동.청담동 3곳에 개설돼있다. 원장 咸씨 등은 가톨릭의대 피부과학교실에도 2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咸원장은 레이저치료 등 피부미용시술을 주도해 의료의 상업화를 부추긴 것이 아니냐는 일부 비판에 대해 " '의술은 인술' 이란 비현실적 주장보다 의사들도 환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또 "골프채 한번 잡아본 적이 없고 차도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평일은 오후9시까지, 토요일은 오후7시까지 근무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그는 "의사들이 리베이트의 족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떳떳한 돈벌이가 필요하다" 며 "이번 기금은 은연중 반대급부를 바라는 제약회사의 리베이트와 달리 기초의학 연구 등 돈벌이와 무관한 곳에 쓰여질 것" 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명의대 교수들의 잇따른 개원으로 기초연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어 기금을 내놓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의사들이 의료수가 탓만 할 것이 아니라 경영혁신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한다" 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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