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환경·생활요인에 영향받아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 사는 아프리카계 흑인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요루바족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2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인디애나대학 정신의학과 휴 헨드리 박사팀은 13일 미국의학협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아프리카 주민과 미국의 아프리카계 주민, 두 집단의 알츠하이머병 실태를 비교 분석한 결과 두 집단간에 발병률이 크게 달랐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의 발병은 환경이나 생활방식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헨드리 박사는 주장했다.

헨드리 박사팀은 지난 92-98년 65세 이상의 노인들 가운데 미국 인디애나주에 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2천100명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주민 2천4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진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알츠하이머 환자와 엡실론 4 대립유전자(epsilon 4 allele gene)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아프리카 요루바족의 경우에서는 알츠하이머 병과 이 유전자 사이에 별다른 관계를 찾아낼 수 없었다.

두 집단은 또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인 혈관질환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요루바족은 콜레스테롤치가 더 낮았으며,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가 적었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지를 유전적.환경적 요인의 결합 내지 상호작용을 통해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이 헨드리 박사의 결론이다.

헨드리 박사는 그러나 '이 연구 한 가지만으로 보통 개발도상국에서 알츠하이머환자가 더 적다고 결론짓는 것은 성급하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는 레이건 전 대통령을 포함해 약 400만명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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