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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에 내걸린 백선엽 장군 현수막 30개…백 장군 '팬심' 무슨 인연이?

중앙일보

입력

경북 칠곡군에 붙은 추모 현수막. [사진 칠곡군]

경북 칠곡군에 붙은 추모 현수막. [사진 칠곡군]

 경북 칠곡군에 가면 '백선엽 장군님을 추모합니다', '백선엽 장군님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30개 넘게 걸려 있다. 지난 10일 서울에서 별세한 '6·25 전쟁영웅' 고(故)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 대장)을 기억하기 위해 칠곡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내건 추모 현수막이다. 백 장군의 빈소는 서울이지만, 칠곡군에는 분향소가 두 곳이나 차려져 있다.

칠곡군수 종이학 100마리 접어 선물하기도 #백선엽 장군 칠곡명예군민으로 추대하기도

지난해 백선기 경북 칠곡군수(왼쪽)가 직접 접은 종이학을 백 장군(오른쪽)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지난해 백선기 경북 칠곡군수(왼쪽)가 직접 접은 종이학을 백 장군(오른쪽)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칠곡군과 백 장군은 무슨 인연이 있는 걸까. 칠곡군은 '호국의 고장'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칠곡군은 6·25 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가 벌어진 '다부동'이 있는 곳이다. 다부동 전투는 1950년 8월 대구에 진출하려던 북한군을 물리친 전투로, 백 장군이 한국군을 이끌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칠곡군엔 다부동전적기념관이 있다. 백선엽 장군의 위국헌신비도 세워져 있다. 호국의 고장이라는 자부심, 다부동 전투라는 역사적 사실, 6·25 전쟁 영웅. 이 세 가지 요소가 백 장군과 칠곡군의 인연을 만든 것이다.

 칠곡군의 백 장군에 대한 이른바 '팬심'은 놀랍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2012년부터 매년 호국보훈의 달인 6월과 백 장군 생일인 11월 두 차례 백 장군을 찾아가 절을 하고, 빵과 절편을 선물했다. 지난해엔 종이학 100마리를 군수가 직접 손수 접어서 앨범과 함께 전달하기도 했다. 아예 백 장군을 칠곡명예군민으로 추대했다. 백 장군도 지난해와 2015년 두 번이나 휠체어를 타고 서울에서 칠곡군까지 내려와 지역 축제에 참석, 칠곡군의 팬심에 보답했다. 칠곡군은 백 장군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동상 제작 같은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 중이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12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백선엽 장군 애도 성명과 함께 올린 '부산에서 판문점까지' 영문 회고록 표지 사진.[미국 NSC, 중앙포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12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백선엽 장군 애도 성명과 함께 올린 '부산에서 판문점까지' 영문 회고록 표지 사진.[미국 NSC, 중앙포토]

 백 장군은 나이 32세인 52년 7월에 국군 최초로 대장으로 진급한 뒤 육군참모총장과 연합참모본부총장(합동참모의장)을 거치면서 한국군 증강계획을 추진했다. 태극무공훈장과 미국 은성무공훈장을 받았고, 전역 후 외교관, 교통부 장관, 경영인으로 활동했다. 주한미군은 2013년 그를 명예 미 8군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노인숙씨, 아들 백남혁·백남흥씨, 딸 백남희·백남순씨가 있다.

칠곡=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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