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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보다 더하네'…에이프로 경쟁률 1582:1 배경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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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16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2차전지 장비 전문기업 ‘에이프로’ 공모주 청약 열기가 뜨겁다. 9일 마감된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경쟁률은 1582.53대 1을 기록했다.

9일 마감된 에이프로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은 1582:1에 달했다. 사진은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지난달 24일 SK바이오팜 청약 당시 영업점 모습. NH투자증권 제공

9일 마감된 에이프로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은 1582:1에 달했다. 사진은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지난달 24일 SK바이오팜 청약 당시 영업점 모습. NH투자증권 제공

일반인 물량으로 나온 게 27만3584주인데, 5만7443명이 4억3295만 주를 사겠다고 신청했다. 공모가액(주당 2만1600원)의 절반을 증거금으로 NH투자증권 계좌에 넣어놔야 하는데, 그렇게 모인 금액만 4조6759억원이다.

에이프로는 앞서 2일과 3일 진행된 기관 상대 수요예측 때에도 연기금,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1167곳의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줄을 서 10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이 예고된 바 있다.

1억 넣어 6주…SK바이오팜 때보다 더하네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SK바이오팜은 주식공모에 대한 일반인의 투자 관심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23일과 24일 진행된 SK바이오팜 일반청약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신용대출 자금 수요가 늘어날 정도였다. 청약마감 이틀 후 30조원에 달하는 청약증거금이 환불됐는데, 이는 다른 공모주에 대한 투자열기로 이어졌다. 25일과 26일 일반청약을 받은 위더스제약과 신도기연은 각각 1082대 1과 9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에이프로의 경쟁률(1582:1)은 특히 더 높다. 경쟁률로만 보면 SK바이오팜(일반청약 경쟁률 평균 323:1) 때의 다섯 배에 가깝다. 증거금으로 1억원을 넣었다고 가정했을 때, SK바이오팜 때라면 12주는 사갈 수 있었지만 에이프로는 6주밖에 사갈 수 없다.

치솟은 경쟁률…투자관심 몰린 배경은 

에이프로의 이번 흥행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는데, 그 중 하나가 2차전지 관련기업이란 점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초 이후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그리 놀라운 경쟁률도 아니다”고 말했다.

에이프로 매출의 90%이상은 LG화학을 통해서 나온다. 매출이 한 회사로 몰리는 것은 보통 좋지 않다고 여겨지지만, LG화학은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곳이다. 테슬라는 지난 1년간 주가가 500%뛰며 자동차업계 시가총액 1위기업으로 올라선 바 있다. SK증권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촉발한 글로벌 그린뉴딜 가속화는 전기차 생산 및 보급 확대를 야기하는 중이며, 전기차용 2 차전지 수요도 함께 끌어올릴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SK바이오팜 상장 직후라는 청약 시기도 좋았다. SK바이오팜은 2일 상장 이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공모가 4만9000원이던 주식이 20만원대로 뛰었다. 이를 경험하거나 지켜본 투자자들이라면 공모주에 대한 기대감을 더 키웠을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청약 주식수가 27만3000주 정도로 적은 것도 경쟁률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이 쏘아올린 공…남은 IPO는

올해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SK바이오팜 뿐 아니라 IPO시장이 두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를 통해 “2~5월에는 코로나19 확진환자 증가로 IPO를 위한 기업설명회나 투자자 미팅 등이 어려워지면서 IPO시장이 크게 위축됐으나 하반기 IPO시장은 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며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미 상장된 SK바이오팜 외에도 교촌에프앤비, 빅히트엔터,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지, HK이노엔(CJ헬스케어) 등이 상장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에 대어급 기업들이 쏟아지면서 공모시장 예상규모는 5조~6조원으로 과거 최고치(2016년 하반기 5조3000억원) 갱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 IPO 기업수가 증가하는 등 비대면 상황을 극복하는 다양한 방법이 늘어나고 있어 전망을 크게 어긋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에이프로는 어떤 회사

2차전지 생선 공정 중 활성화 공정에 쓰이는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제품군은 크게 충방전기와 테스트장비로 이루어진다. 충방전기 중에서 고온 공정과가압 공정을 통합해 수행할 수 있는 고온가압 충방전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해 매출은 674억원, 영업이익 104억원, 순이익은 76억원이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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