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하고 와서 마셔" 철인3종 감독 미성년 선수 음주 강요 정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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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에서 경주시청 감독, 팀닥터, 주장의 폭행 및 폭언을 폭로한 선수 2명의 외에도 추가 피해자는 6명이나 더 있다. 기자회견에 나서지 않은 6명은 이용 의원실을 통해 서면으로 피해 사례를 진술했다. [뉴스1]

6일 국회에서 경주시청 감독, 팀닥터, 주장의 폭행 및 폭언을 폭로한 선수 2명의 외에도 추가 피해자는 6명이나 더 있다. 기자회견에 나서지 않은 6명은 이용 의원실을 통해 서면으로 피해 사례를 진술했다. [뉴스1]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팀 감독, 팀닥터(운동처방사), 주장으로부터 가혹 행위를 당한 추가 피해자가 8명까지 늘어났다.

추가 피해자 6인의 서면 폭로 #기자회견 나선 2명 더해 총 8명 #"감독에게 뺨 맞아 고막 터져"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기자회견을 한 추가 피해자 2명 외 6명이 더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경주시청 출신 현역 선수 2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시청 감독, 주장 등이 고 최숙현 등 소속 선수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폭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용 의원실이 서면으로 전해진 다른 6명의 추가 피해자의 진술도 심각했다. 이들은 "뺨을 맞고 가슴을 주먹으로 맞고, 명치 맞는 것은 일상"이라고 했다. 또 "감독이 새벽에 훈련장에서 발로 손을 차 손가락이 부러졌다" "감독이 담배를 입에 물리고 뺨을 때려 고막이 터지기도 했다" "외부 인사와 인사만 해도 감독이 뒤통수를 때렸다"고 수 차례 폭행 피해를 증언했다.

한 선수는 "합숙 생활 중 맹장이 터져 수술을 받았다. 퇴원하고 실밥도 풀지 않았는데, 훈련을 시키고, 감독이 '반창고 붙이고 수영하라.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진술에 따르면 폭언은 일상적이었다.

추가 피해자 진술 중엔 미성년자에게 음주를 강요한 정황도 있다. 한 선수는 "감독이 2015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회식 때 고교 선수들에게도 술을 먹였다. '토하고 와서 마셔, 운동하려면 이런 것도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최숙현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화장실에서 엎어져서 속이 아파 소리만 질렀다"고 전했다.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지난달 26일 세상을 떠난 고 최숙현 선수의 진정서에는 '고교를 졸업하기 전에 경주시청 팀에서 훈련하다 음주를 강요당한 정황'이 있다.

경주시청 감독과 주장의 가혹행위는 팀을 옮긴 선수들에게 가해졌다는 진술이 나와 더 충격을 줬다. 한 추가 피해자는 "감독이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이적 동의서를 써주지 않으려고 연락을 끊었다", "팀을 옮기면 경기 중에 주장 선수가 때리며 보복하고, 폭언했다"고 했다. 경주시청을 떠난 다른 선수는 "(경주시청) 감독이 '혹시 어딘가에서 전화 오면 '그냥 몸이 좋지 않아서 팀을 떠났다'라고 말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대한철인3종경기협회는 이날 오후 4시 경주시청 감독과 선수 2명을 불러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연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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